11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연방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조사 결과 페달 문제 외에 도요타에서 새로운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올해 초 브레이크 결함으로 800만대에 이르는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이후 전사적인 품질 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가 예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리콜 사태 이후 미 정치권과 일부 전문가들은 도요타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는 이미 밝혀진 가속페달 결함 이외에 전자제어장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전자제어장치가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만큼, 이 곳에서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도요타는 가속페달 리콜 사태보다 더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NHTSA의 이번 발표로 도요타는 자존심을 일부 회복할 수 있게 됐다.
NHTSA는 또 급발진 사고 58건 가운데 35건의 경우 블랙박스에 브레이크가 사용됐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가운데 14건 이상은 브레이크를 밟았고 9건은 충돌 상황에서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지난 2001년 렉서스 모델 2개 차종을 시작으로 자동차에 블랙박스를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블랙박스는 에어백이 작동하는 수준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엔진 속도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등의 상태 등을 기록한다.
도요타는 가속 페달 결함 이외에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 대신 가속페달을 잘 못 밟아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고, NHTSA의 이번 조사 결과는 도요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NHTSA의 조사 결과가 도요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가속페달 결함(가속 페달이 뻑뻑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거나 매트가 끼어 들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NHTSA가 조사한 자동차 가운데 블랙박스가 장착되지 않은 경우가 블랙박스가 설치된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때문에 이번 조사만으로 전자제어장치에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자동차 안전조사 민간 연구소인 SRS의 세인 케인 대표는 "급가속이 항상 사고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차량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로 도요타가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NHTSA 역시 "운전자의 브레이크 기록이 없는 나머지 사고들은 데이터 기록장치에 그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아 좀 더 조사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초 가속페달 등의 결함과 관련 전세계에서 8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리콜 했다. 더구나 결함 은폐와 늑장 대처가 밝혀져 NHTSA에 역대 최대인 1,637만5,000달러의 과징금을 물기도 했다.
리콜 파문 이후 도요타는 품질 향상과 이를 통한 이미지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신차의 품질 테스트 기간을 종전보다 4주 연장하기로 했고 품질 개선을 위해 엔지니어를 1,000명을 투입, 종전보다 50% 이상 늘렸다.
도요타 북미지역 품질 책임자인 스티브 안젤로는 앞서 "전자제어장치에 잘못된 것이 없다는 것을 100%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도요타는 모두가 만족할 때까지 조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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