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하지 않은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조만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바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석유공급의 60%를 차지하는 비OPEC의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국제유가가 상당기간 고공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저유가시대를 이끈 비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최근들어 급감하고 있다. 영국 북해 유전 생산량은 지난 8년간 43% 감소했으며 알래스카의 대표적인 유전인 프루드호에 유전의 생산량은 20년 전에 비해 65% 줄어 들었다. 또 멕시코의 원유 생산이 줄면서 멕시코 국영 석유 업체인 페멕스의 1일 생산량은 지난 2004년 340만 배럴에서 올 들어서는 290만 배럴로 감소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애널리스트는 "비OPEC의 생산은 이제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으며 골드만 삭스도 "비 OPEC에서의 원유 공급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급감하는 것은 매장량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에 따른 ▦시추 비용 증가 ▦외국 투자 제한 정책 및 높은 세금 ▦인력 부족등의 요인이 가세한데 따른 것이다. CIBC 월드 마켓의 제프 루빈 애널리스트는 "오는 2012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OPEC 산유국의 생산이 감소하는 가운데 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75%를 차지하는 OPEC 회원국들이 생산을 제한하는 바람에 국제원유시장에서의 가격결정력은 OPEC 회원국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OPEC의 사실상의 수장격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증산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다른 회원국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비해 원유 소비량은 무서운 속도로 생산량을 앞서고 있다. 올해 전세계 1일 원유 수요는 전년 대비 120만 배럴 늘어난 8,720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소비가 줄었지만 중국ㆍ인도ㆍ중동 등을 중심으로 원유 소비는 급속도로 늘어나 앞으로 20년 안에 전세계 1일 소비량이 현재 수준보다 35% 증가한 1억 1,150만 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알제리 관영지 엘 모드자히드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OPEC이 석유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가격 하락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켈릴 의장의 발언으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이 28일 장중 한때 가장 높은 수준인 배럴당 119.93달러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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