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사장인 뤄제씨는"최근 2개월여동안 마늘 가격이 급락하는 대신 생강 가격이 급등해 전문 생강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광저우시의 생강 소매 가격은 7월초에 kg당 12위안이었지만 지금은 15위안으로 25% 상승했다. 반면 천정부지로 치솟던 마늘 가격은 같은 기간 20%나 떨어졌다.
26일 중국 현지언론인 광저우르바오는 중국의 투기자본들이 특정 농산물을 타깃으로 대량 매집에 나섰다가 되파는 치고 빠지기 식 행태를 지속하면서 마늘, 녹두, 생강 등의 가격이 급등락하는 널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돈이 많아 중국의 유태인이라고 불리는 저장성 원저우(溫州) 상인과 장쑤성의 재력가들이 주로 투기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광산부터 금, 부동산 등 돈 되는 것이면 모두 투기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며 엄청난 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생강의 주 생산지인 중국 동북부의 산둥성은 중국 총 생강 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투기세력은 산둥성의 최대 생강 생산지인 안추(安丘)시에 몰려와 무더기로 생강의 매점매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강 매집상 왕모씨는 "최근 적지 않은 상인들이 산둥에 와서 농민들로부터 생강을 무더기로 사갔다"며 "이들은 평상시 도매상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 한번에 대형 트럭 한대 분량인 6만kg의 생강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같이 투기세력들이 매점매석에 나서면서 연밥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연밥 주요 생산지인 후난성 웨양(岳陽)의 연밥 가격은 지난해 kg당 8위안이었지만 지금은 20위안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투기세력이 빠져나간 마늘, 녹두 가격 등은 하락 일로에 있다. 광저우 장난 채소도매시장에서 2개월 전만 해도 마늘은 kg당 15위안이었지만 지금은 12위안으로 20% 떨어졌다. 현지의 한 도매상은 "마늘 소비는 연중 내내 소비가 꾸준하기 때문에 계절적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 효과가 없다"며 "그럼에도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있는 것은 투기 세력들의 농간 때문이다"고 말했다. Kg당 20위안이던 녹두 가격도 현재 15위안으로 떨어지며 1개월 남짓 사이에 25%나 하락했다.
투기세력은 생산지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고 저장이 가능한 농산물을 타깃으로 삼아 단기간에 대량 매집했다가 가격이 오른 후 되파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강 외에 산초, 계피 등도 투기 세력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투기 세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 통제 외에 농산물 유통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업문제 전문가인 리창핑씨는 "현재 중간상들이 유통 채널을 독점하며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농민과 소비자간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중간상의 가격 조작 여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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