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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전셋값 '매매규제 완화'로 수그러질까

매수 대기자들 대거 전세로 몰려<br>미아·길음뉴타운 중소형 등 품귀<br>"거래 정상화땐 집 매수 수요 생겨, 전셋값 무작정 올라가긴 힘들것"


"요즘 전세 계약되는 속도를 보면 앞으로 전셋값이 더 뛸 것 같아요"

주택 매매 대기자들이 대거 전세로 몰리면서 서울시내 중소형 주택의 전세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상승세로 반전한 전셋값이 가파른 속도로 오를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소형 전세품귀, 6,000가구 입주물량도 조기 소화돼=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미아ㆍ길음뉴타운 지역.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6,000가구 가까운 신규 물량의 입주가 이뤄지고 있고 하반기 추가로 2,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입주물량이 몰리면 저가 전세매물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가격 하락 움직임이 크지 않고 물량 해소되는 속도가 빠르다. 4월 이후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전셋값도 7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아뉴타운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1,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하나가 들어와도 쌓인 전세 물량이 해소되는데 보통 2~3개월은 걸린다"며 "5,000~6,000가구가 동시에 입주한 것에 비해서는 계약되는 의외로 속도가 빠르다"고 전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저렴한 전세를 찾아 문의하는 사람이 많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안 떨어져서 부르는 값이 서로 1,000만~2,000만원 정도 차이가 벌어진다"며 "중대형 물량은 여유가 있지만 6월에 비해서는 가격도 1,000~2,000만원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입주 물량이 적었던 강남 지역에서는 전용 59~85㎡규모 주택의 전셋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잠실 새 아파트의 2년 계약이 끝난 후 쏟아질 물량으로 전셋값이 하락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중소형 전세 품귀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인근 H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60㎡는 일주일마다 1,000만원씩 하한가가 오르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세입자 70~80%가 재계약을 하고 85㎡규모 주택도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잠실 신규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 움직임은 최근 가까운 석촌동, 방이동까지 번져가고 있다.

◇매매규제완화로 전세 숨통 트일까= 전문가들은 서울 전역의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를 '전세 수요의 급증'에서 찾는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매매 대기자들이 대거 전세로 돌아섰다는 것. 미아뉴타운 M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10명에 두, 세명 꼴로 집을 사서 이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100% 전세만 찾는다"며 "살던 집을 팔고 새 집을 사서 이사 오려고 했던 사람들이 전세로 돌아선 수요도 꽤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으로 매매거래가 활성화되고 매수 심리가 살아난다면 전세난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북 지역 중소형 주택의 경우 전셋값에서 1억 원 정도만 보태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전세비율이 높아졌다"며 "매매 거래가 정상화된다면 비싼 전세에 사느니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가 생기고 집주인들도 터무니없이 전셋값을 올리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장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전세난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지방의 경우 전셋값과 매매값이 1,000만~2,000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 곳도 많지만 그렇다고 그 지역 아파트 매매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매수세가 더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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