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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공자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했다. 이는 배우고 익히는 것이 즐겁다는 의미다. 또 퇴계 이황은 '도산십이곡'에서 '옛 성현을 만날 수는 없지만 그의 책을 통해 가르침을 받을 수 있으니 나 또한 아니 읽고 어찌하겠는가'라고 했다. 결국 책은 말 없는 스승이며 삶의 방향을 인도해주는 내비게이션과 같다는 의미일 것이다.
독서는 생각의 영역을 넓히고 혜안(慧眼)을 길러주며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또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키울 수 있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독서가 아무리 좋다한들 무조건 많이 읽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떤 이는 태어나서 2만권의 책을 읽었다지만 업무 등 일상생활을 하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려는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독서량을 정해 놓고 책의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링컨은 어려서부터 넉넉하지 못한 형편 탓에 다독(多讀)을 할 수 없었지만 양서(良書)를 여러 번 읽으며 소화하는 독서습관을 통해 성공한 리더의 반열에 올랐다. 독서의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한 까닭이다.
독서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오래 전부터 여러 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독서경영'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서 얻은 다양하고 참신한 지식과 아이디어·노하우 등을 조직원들이 서로 공유하거나 토론해 창의적인 집단지성을 도출하고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는 지식과 생각의 공유를 통해 개인과 기업의 가치와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경영전략 중 하나이며 급변하는 경영·경제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독서경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에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점, 독서가 글로벌 경쟁시대에 중요한 무기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독서를 지속성장을 위한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독서경영은 독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책을 읽고 공유함으로써 기업 경영에 어떠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하는 행위이므로 직원들로 하여금 평소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독서경영의 목적과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직급과 역량에 따라 차별화된 양서를 엄선해 조직원이 읽게끔 독려할 수 있다.
독서 현황 조사에 따르면 미국·일본·프랑스 등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6권 내외인데 반해 한국인은 채 1권이 되지 않는다. 또한 유엔이 정한 평균 독서량 순위로는 세계 166위다. 글로벌 경제 전쟁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에 비춰볼 때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개인의 독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책을 읽지 않는다면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원이 독서 후 얻은 배움을 어떤 형태로든 서로 나누다 보면 자신뿐 아니라 공동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독서경영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과 가정, 더 나아가 국가를 변화시키는 힘인 것이다.
독서에는 왕도가 없다. 독서의 생활화를 통해 모두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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