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에게 최근 끝난 동계올림픽은 여느 때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미션힐스GC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박인비는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전까지 골프가 올림픽과 상관없는 스포츠였기 때문에 늘 시청자 입장이었다"고 운을 뗀 그는 "정식 종목이 됐고 가까이 온 만큼 올림픽을 더 관심 있게 보게 됐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내가 나가면 얼마나 긴장될까'하는 식으로 나와 관련지어 생각했다"며 "국가대표로 나서는 올림픽은 메이저대회 우승경쟁보다 압박감이 훨씬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목표는 커리어(통산) 그랜드슬램이다.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을 내리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운 박인비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도 했으니까 더 이상 원할 게 없을 줄 알았다"면서 "해가 바뀌니까 또 새 기분이다. 브리티시 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5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위 수성과 관련해서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3위)와의 경쟁이 있어서 더 얘기가 되니까 더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1등이 되고 싶은 생각은 숨길 수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미국 무대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영어나 낯선 환경, 집 문제 등으로 고생을 감수해야 하지만 자신감만 있다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