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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연정 구성 성공했지만… 앞날은 깜깜

신민당·사회당·민주좌파 3당 179석으로 과반 넘어… 시리자는 예상대로 불참<br>연정 지지기반 약하고 독일·EU 등 입장 달라 긴축완화 협상 험로예고

"고통에 시달리는 그리스 국민을 위해 긴축안 개정이 필요하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

"긴축은 그리스와 유럽에 어떤 희망도 줄 수 없다" -알렉시스 치프라 스시리자 당수

"긴축안 후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긴축안을 완전히 바꿀수는 없지만 일부 양보는 가능할 것"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


그리스 신민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사실상 합의해 위기극복의 첫 발을 내디뎠다.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이날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연정구성 권한을 받은 뒤 좌파정당인 시리자와 옛 여당인 사회당, 그리스독립당, 민주좌파 등 주요 정당 당수와 차례로 만나 연정참여 여부를 타진했다.

이날 긴축에 강경하게 반대해온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는 예상대로 연정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나타냈으나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와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 당수는 신민당과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당(129석)과 사회당(33석), 민주좌파(17석)의 의석 수를 모두 합하면 179석에 달해 전체 300석인 그리스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베니젤로스 당수는 "우리는 당장 정부를 꾸려야 한다"며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19일까지 권력분립형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가 목소리를 높이려면 제대로 된 정부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다른 정당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가 엉킬 대로 엉킨 실타래를 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앞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신민당 주축 연정의 지지기반이 취약하다. 신민당과 사회당ㆍ민주좌파는 과반의 의석을 차지했지만 합산 득표율은 50%에도 못 미쳐 앞으로 긴축정책을 실행할 때 두고두고 국민들의 반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특히 그리스에서는 1970년대 이후 신민당과 사회당이 번갈아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또다시 이들에게 국정을 맡겨도 좋으냐"는 반감이 널리 퍼져 있다.

새 연정의 긴축완화 요구를 독일 등 EU가 얼마나 수용할지도 관건이다. 사마라스 당수는 "치솟는 실업률 등으로 고통 받는 그리스인들을 위해 구제금융 조건을 개정해야 한다"고 이날 밝혀 긴축완화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리겠다는 공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로이터는 신민당이 117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이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리스의 긴축이행 과정을 검사하고 구제금융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EUㆍ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중앙은행(ECB) 심사단은 연정이 수립되는 대로 아테네로 돌아와 신임 총리와 긴축완화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칼자루를 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멕시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이미 합의한 그리스 개혁안을 후퇴시키는 방안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반면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독일의 한 방송에 출현해 "긴축안이 완전히 바뀔 수는 없지만 일부 양보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 역시 성명을 통해 "그리스에 숨쉴 공간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그리스 사태가 조만간 다시 위기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텔레그래프는 그리스가 연정이 구성되는 대로 3차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으며 씨티은행은 그리스가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이 여전히 최대 7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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