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8월 10일] 증권사 인턴들의 한숨

SetSectionName();

[기자의 눈/8월 10일] 증권사 인턴들의 한숨

황정수 기자 (증권부) [e-mail]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늘리기 위해 ‘인턴사원’들에게도 할당을 통해 계좌를 유치하도록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온라인 취업 카페에는 증권사들이 인턴사원들에게 신규 CMA 유치 목표량을 할당한 후 이를 달성하도록 독려하는 행태에 대한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달 16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취업 관련 카페인 ‘취업뽀개기’ 게시판에 “오늘 강제적으로 (CMA 고객 유치를) 했는데 가족들 것까지 다 해오라고 할 것 같은 분위기라서 정말 미치겠다”는 글을 올렸다.

B증권사는 실제로 지난 7월 인턴 47명을 채용한 후 이들에게 적게는 20계좌, 많게는 100계좌씩 CMA 신규 고객을 유치하도록 지시했다. B증권사의 한 인턴사원은 “최근 지점에서 신규 CMA 30개를 유치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정식직원으로 채용되기 전부터 이런 주문이 들어와 정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턴사원도 “교육을 받고 있는 지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인당 적게는 20계좌, 많게는 100계좌씩 CMA 신규 고객을 유치하도록 할당이 떨어졌다”며 “인턴 기간의 업무 성과에 따라 정식직원으로의 채용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친지나 선배를 찾아 다니며 계좌를 유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더라도 지점 차원에서 인턴사원들에게 CMA 신규 계좌를 적극 유치하도록 독려하는 게 비일비재다. 올 3월부터 S증권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지점에서 연수를 받은 후 신규 CMA 유치 지시가 떨어져 이를 따라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인턴사원에게 할당을 통해 CMA 유치 활동을 벌이도록 하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정식직원이거나 계약직원 신분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야 CMA 영업을 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해당 증권사들은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