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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6월 17일] <1725> 멸종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한다.' 아인슈타인은 과연 이렇게 경고했을까. 그렇지 않다. 아인슈타인의 저술과 강연ㆍ편지에도 이런 구절은 없다. '아인슈타인의 경고'가 등장한 시점은 1994년. 벨기에의 한 양봉농민이 지어낸 말이지만 순식간에 퍼졌다. 두 가지가 맞물려서다. 하나는 아인슈타인의 권위. 또 하나는 환경파괴에 따른 종말에의 두려움. 과연 인간은 환경재앙을 겪을까. 플로리다 박물관의 유리병 속에 전시된 더스키 해안 참새(Dusky Seaside Sparrow) 한 마리의 사체(死體)가 대신 말해준다. 그럴 수 있다고. 한때 플로리다 해안을 거의 뒤덮었다는 이 참새종은 1930년대 말 플로리다 개발이 진행되며 위기를 맞았다. 개발로 서식지인 늪지대가 줄어든데다 모기 퇴치를 위해 살포한 농약(DDT) 탓이다. 600마리쯤 남았을 때 보호 여론이 일어 잠시 개체 수가 증가했으나 1970년대 들어 급격히 줄어들었다. 케네디 우주센터와 디즈니월드 간 고속도로가 늪지대를 관통했기 때문이다. 개체보존을 위해 생물학자들이 1979년 새를 잡아들였을 때 개체 수는 7마리. 모두 수컷이었다. 유전적으로 가장 유사한 참새를 찾아 번식을 시도했지만 교배는 번번이 실패하고 1987년 6월17일 마지막 한 마리가 실험실에서 죽었다. 멸종! 사라지는 동식물은 남의 일이 아니다. 멸종위기인 국제적 보호어종을 밀수해 관상용으로 기르는 사람도 있고 일단 파헤치고 보는 성급한 정부도 있다. 환경단체와 정부는 매일같이 티격태격하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환경보존형 개발이라고 하지만 환경단체는 생물 12종이 멸종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울한 소식이 더 있다. 사라지는 꿀벌의 수가 올 들어 유난히 증가했단다.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빌린 경고가 빗나가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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