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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디자인입니다."
정경원(사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17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2'에서 "생활에 여유가 있을수록 사람들은 호화형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디자인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며 "한국적인 정체성 마련을 위해 국가 디자인 진흥 구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의 디자인 진흥 사례를 제시하면서 국가 차원의 디자인 진흥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1830년대 영국의 경우 섬유 기술은 프랑스보다 앞섰지만 상류층이 디자인 때문에 프랑스 섬유제품을 선호했다"며 "결국 로버트 필 수상이 국가 경제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등 영국 정부도 디자인 진흥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필과 윈스턴 처칠,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 등 단 4명의 총리만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디자인 산업을 육성했다는 것이 정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한국 정부의 디자인 정책과 관련,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수출지향형 디자인 진흥 전략을 추진한 후 김대중 정부만이 디자인 진흥에 나섰다"며 "우리나라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육성해야 할 때에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가 경관에서부터 국가 경제ㆍ국민복지 등이 잘 어우러져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한국의 국격과 한류 전파를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디자인 관련 업무가 행정안전부와 지식경제부ㆍ국토해양부 등으로 나뉜 것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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