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이 앞으로의 기업 성장에 대비해 미리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페이스북은 샌프란시스코 남동쪽 30마일 지점에 있는 21개의 저층 창고 및 사무실 빌딩을 3억9,500만 달러(약 4,348억 원)에 샀다.
현재 정형외과 수술 기구 제조업체와 사무실 가구 제조업체의 창고와 슈퍼마켓 배송센터 등이 있는 지역을 통째로 사들였다. 페이스북의 부동산 담당 책임자인 존 테나니스는 “우리는 계속 성장할 것이며, 이에 대비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해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이상을 지출해 적어도 19개의 부동산을 실리콘 밸리 인근에서 샀다. 매입한 부동산은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의 본사와 가까이 있는 창고에서부터 레드우드 시티의 사무실 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2005년 이후부터 산정하면 구글은 25억 달러(약 2조7,500억 원)를 부동산에 투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T기업들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매입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부동산 개발업자(디벨로퍼)나 차익을 노리는 땅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었으나 지금은 IT업체들로 넘어갔다.
또 부동산 매입 경쟁이 생기면서 부동산 가격도 올랐다. 실리콘 밸리 인근의 부동산 가격은 2009년에 제곱피트(약 0.09㎡) 당 190달러였으나 2013년에는 299달러로, 작년에는 329달러로 올랐다.
IT업체들이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기업이 계속 성장할 것에 대비해 부지를 미리 확보해 두자는 의도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석했다. 실제로 구글은 작년에 글로벌 직원이 5,800명 증가해 5만3,600명이 됐으며, 페이스북도 45% 늘어 9,199명이 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직원들이 근무할 공간이 좁아져 새로운 사옥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한다. 실제로 구글은 샌프란시스코 만 남쪽 연안에 새로운 사옥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지난주에 공개하기도 했다. / SEN TV 보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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