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ㆍ이중섭ㆍ장욱진과 함께 한국적 구상회화의 맥을 이은 고(故) 이대원(1921~2005)의 첫 회고전이 18일부터 12월14일까지 갤러리현대 강남점에서 열린다. 이화백은 집안의 반대로 미대가 아닌 경성제국대(서울대 전신) 법대에 진학했지만 붓을 쥔 뒤로는 한평생 농원과 주변 자연의 친숙한 풍경에 천착했다. 일찍이 서양화에 동양적 기법 도입을 생각했던 작가는 서양의 원근법(투시도법)에서 벗어나 동양화 같은 색채원근법과 필법을 구사해 “서양물감으로 그린 동양화”(청전 이상범)라는 평가를 받았다. 거침없는 색의 사용은 야수파를, 자유롭게 펼쳐진 색점은 후기인상파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미의식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한편 미술인으로서 이대원은 근대적 화랑의 효시인 반도화랑의 초대 운영자로 박수근ㆍ장욱진ㆍ김환기ㆍ도상봉 등 거장들을 주한 외국인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교육자로서는 1967년부터 홍익대에 몸담고 총장까지 역임했다. 화백의 작고 이후 작품들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지난해 5월 K옥션 경매에서 1980년작 ‘북한산’이 4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전시에는 유족들이 소장한 500호 이상의 대작과 30년대 초기작 등 70여점이 전시된다. 회고전에 맞춰 2권짜리 초대형 작품집(시공사)도 발간될 예정이다. 또 제자 김용철ㆍ이두식ㆍ조일상ㆍ배병우씨 등 8명은 고인과 돈독한 친분을 쌓았던 미국 조각가 탈 문 스트리터가 제작한 대형 유리조각을 고인의 작업실이 있는 파주 농원에 설치하고 18일 헌정식을 갖는다. (02) 5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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