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쓰레기 줍고, 담장 허물고.' 정부가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시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재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노동만을 제공하는 단순 취로사업이 아니라 노동력과 재료비가 같이 투입돼 편익이 항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사업 위주로 구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공염불이 된 셈이다. 16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공통 추진 10선과 지자체 추진 공공사업 150개가 포함된 '희망근로 프로젝트 가이드라인'을 마련,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는 대로 각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가 정한 전국 공통 '희망근로 프로젝트'에는 재래시장 환경정화, 산업단지 진입도로 보수작업, 노인 돌보미 등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포함됐다. 재래시장 환경정화 사업이나 산업단지 진입도로 보수작업의 경우 쓰레기 청소, 도로 시멘트 포장 등 과거 취로사업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로 시멘트 포장은 예산낭비로 지적됐던 자자체의 보도블록 교체를 떠올리게 한다. 지자체별 사업으로는 담을 허물고 나무를 심는 '학교 담장 허물기', 가을에 낙엽을 긁어내 산불 확산을 막고 화재시 불을 끄러 가는 '산불지킴이' 등에 희망근로 인력이 투입된다. 지자체는 기존 사업 중 추가적으로 인건비가 더 드는 부분에 대해서도 희망근로 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들이 정부의 주장처럼 '편익이 항구적으로 지속되는 사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마땅한 사업 아이템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공공근로 사업에 단순하게 인력만 더 늘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부터 사회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 참가신청을 받아 오는 6월1일부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희망근로 프로젝트' 대상은 가구당 월소득이 최저 생계비의 120%(4인 가구 기준 159만1,931원) 이하면서 재산은 대도시 1억3,500만원, 중소도시 8,500만원, 농어촌 7,250만원 이하여야 한다. 6개월간 월 83만원이 현금 50%, 재래시장 상품권 50%로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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