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진영은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배우 김민선에게 '광우병 발언'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사실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 입조심하라는 섬뜩한 경고로 들려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고 밝혔다. 정진영은 13일 오마이뉴스에 전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의 글을 올려 이 같이 말하고 "이미 1년이 지난 일이고, 대개의 '사실'들이 밝혀졌다. 정부에서 쇠고기 수입과정에서 주무부서의 실수를 인정했고, 성급한 협상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이런저런 행정상의 추가 보완조치도 취했다"면서 김민선의 발언이 시민으로서 정당한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년 전 많은 시민은 광우병 소가 수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그 우려는 시민이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우려다. 자신이 먹을 것이 위험할까 걱정된다는 것이 허위사실 유포고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견해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사실에 기초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정진영은 전 의원이 김민선의 발언을 '정치적 발언'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 어째서 정치적 견해가 되는 것일까?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논리에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백번 양보하여 그렇다 하더라도 공인인 연예인이 한 말은 모두 정치적 견해인가? 자기가 먹을 것이 위험하다 우려해도 정치적 견해인가? 사회현안에 대해 얘기했다면 그것은 모두 정치적인 것인가?"라고 물었다. 정진영은 "전 의원이 최소한의 자기방어에도 미숙한, 직업이 배우인 한 시민에게, 그녀가 최근에 겪고 있을 심리적 공황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너무 엄혹한 충고를 주시는 게 아닌가라는 야속함이 든다"면서 "그런 충고는 한 여배우에게 주시지 마시고, 남의 이야기는 절대 듣지 않으려하는, 자기 이야기만 하려고 하는 진짜 공인들에게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잘 알지 못하면 알려고 노력하고, 최소한 자기가 아는 만큼의 발언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발언을 묵살하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라, 혹 잘 모르고 있다면 설명을 해야 하며, 설득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전문가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은 소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병들고 시들어가는 반문화적인 언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 의원에게 공개편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이 글을 쓰기 전 김민선씨와 통화했다. 괴롭겠다며 위로를 했다. '뭐 어쩌겠어요 가만히 있어야지요'라고 말하더라. 최소한의 자기 방어를 할 수 없는 어린 후배였다. 그래서 저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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