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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경제 괜찮다" 믿어도 되나
입력2006-08-02 16:47:58
수정
2006.08.02 16:47:58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경제지표마다 악화일로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숨이 벅찰 정도다. 상반기 경상수지는 9년 만에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것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0.1%포인트 줄었다.
지난 6월 중 서비스업 생산은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한국은행이 전국 2,900여개 제조업의 대상으로 조사한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7(기준 100)로 역시 1년 만에 최저치다. 상반기 새로 문을 연 제조업체는 4,070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05개보다 26.1%(1,435개)나 줄어든 규모다.
자고나면 나빠지는 경제지표들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선행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는 1월을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고 5월부터는 기준치 밑으로 내려갔다. 그나마 수출이 버텨주고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둔화되고 있다.
현장의 체감경기는 훨씬 심각하다.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건설산업을 보자. 지방의 중소건설업체들은 고사직전이다. 준공해놓고 분양하지 못한 아파트가 지방ㆍ수도권할 것 없이 쌓여가고 있다. 통계는 6년 만에 최고치라고 한다. 잘나간다는 대형 건설업체들조차 분양계획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
건설경기의 위축은 부동산중개ㆍ인테리어ㆍ가전ㆍ운송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5만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서민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택시는 뙤약볕에도 언제 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리느라 장사진을 치고 있다. 마수걸이도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수두룩하다. 서민경제가 얼마나 피폐해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장면들이다. 두 사람만 만나면 대통령을 성토한다. 그도 지치면 여당과 정부 관리들의 무능과 무소신을 질타한다.
그러나 경제현실을 보는 정부의 태도는 의연하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는 괜찮다. 뭐가 문제냐”며 자신한다. 건설경기의 위축이 GDP 성장둔화로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재정투입이 늘어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5%성장만 이루면 경제가 성공한 것 인 양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상황이 나빠지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정부는 자기최면에 걸린 듯 낙관적인 쪽에 치중해 있는 모습이다.
뒤늦게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어딘가 어색하고 미덥지 않다. 김근태 의장은 재계가 투자와 고용에 힘쓰면 출자총액제한제도ㆍ경영권방어 등 경제계의 숙원을 풀어주겠다는 '뉴딜’을 제안했다. 정책을 놓고 흥정을 벌이는 것 같다. 기업들이 절로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리도록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면 될 일이지 경제단체를 찾아다니며 “경제 좀 살려주세요”하고 읍소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민생 더이상 절망케 해선 안돼
더구나 열린우리당은 그에 자기반성부터 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기업의지와 투자를 위축시킨 각종 법안과 부동산정책을 입안하는 데 정부에 뒤질세라 앞장섰던 열린우리당이었다. 그런 법안과 정책들이 지금 경제를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5ㆍ3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ㆍ보선으로 확인됐다.
열린우리당이 진정 경제를 살릴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코드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잘못된 법안과 정책을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 지방선거 참패 후 부동산세제를 손질할 듯이 목소리를 높이다가 청와대와 정부가 반대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데 대해 국민은 용기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민심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떠난 지 이미 오래다. 시중에는 “서민들 잘 살게 해주겠다고 해서 찍어줬는데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정치나 정책하는 X들 내 앞에 보이기만 하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분노가 팽배해 있다. 국민을 더 이상 절망하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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