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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엔 고통' 커지는 위기의 한국수출
입력2007-02-14 16:51:04
수정
2007.02.14 16:51:04
국제외환시장의 관심은 오늘 발표되는 일본의 2006년 10~12월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쏠리고 있다. 성장률이 높으면 20~21일 양일간 열리는 일본금융정책결정회의가 정책금리를 인상해 엔低에 제동을 걸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 때문에 14일 외환시장에선 엔저 기조가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엔저 흐름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수출업체의 ‘엔 고통’은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일본은 지난 9~10일 독일 에센에서 열린 G7재무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비호로 엔저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엔저가 국제적으로 용인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힘을 얻은 일본업체는 자동차ㆍ가전 등 일본제품의 시장확대를 위한 저가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미 가격경쟁력을 가진 일본제품은 중국ㆍ인도 등 신흥시장은 물론 미국ㆍ유럽에서도 한국제품을 밀어내고 있다.
엔저의 위력은 일본의 지난해 4ㆍ4분기 GDP성장률이 3.8%로 높게 예상되는 점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반해 한국기업의 한숨소리는 높아만 가고 있다. 지난해 대일무역적자가 253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도 엔저 영향이 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엔저로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열심히 벌어 일본에 갖다 바치는 무역구조가 더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데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4ㆍ4분기의 GDP 성장률에 따라 현재 0.25%인 금리를 인상하거나 미국과 EU가 엔저 용인 정책을 바꾸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가 현재 부진한 소비를 부추겨 지속적인 성장을 노리고 엔저를 묵인하고 있어 일본제품의 엔저 공세는 무차별 계속될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가 500만원대 초저가 자동차생산을 선언한데 이어 인도에 자동차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일본기업의 생산 및 판매의 현지화 전략까지 동원한 ‘엔저 공습’은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환율관리 및 경쟁력 향상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한국제품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는 위기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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