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스위스 정부의 '구제금융 투자'가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들어 수개월간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면서 스위스와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자본 이득(Capital Gain)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 씨티그룹에 250억달러를 투입해 우선주 70억주(주당 3.25달러)를 받은 뒤, 지난 달 이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씨티그룹 주가는 지난 3월이후 랠리를 보이면서 주당 4.7달러로 상승, 재무부의 평가 차익은 1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수익은 영국과 독일, 프랑스, 베네룩스 3국 등 유럽지역 각국 정부들이 보유한 은행지분 손실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스위스 재무부 역시 지난 주 UBS 보유지분 9%를 매각해 12억스위스프랑(약 11억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유럽 국가들도 보유지분 손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경우 로이즈뱅킹그룹과 스키톨랜드왕립은행 지분을 각각 43%와 70% 보유하고 있는 영국 재무성의 지분 손실은 현재 33억파운드(55억달러)지만, 이는 런던 증권거래소의 FTSE은행 지수가 바닥을 찍었던 지난 3월 110억파운드에 비해서는 3분의 1이나 줄어든 수치다. 런던 FTSE지수는 저점 이후 불과 수개월내 130%나 급등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지분 25%를 보유한 독일 정부도 최근 들어 지분 손실이 크게 줄면서 현재 가치가 기존에 정부가 투입했던 18억유로보다 겨우 2%가량 모자라는 상태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신문은 유럽 정부가 모두 보유지분 손실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는 아니며, 향후 잠재적 손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영국과 같은 국가들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지분 손실이 줄고 있으나 부실자산 보증 구조를 포함하고 있어 향후 잠재적 손실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영국의 노던록 은행, 아일랜드의 앵글로 아이리쉬, 베네룩스 지역의 포르티스은행 등은 잠재적으로 큰 현금유출 가능성을 떠안고 있어 추가 손실 발생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정부가 지난 1년간 부실 위험에 직면한 은행들에게 지원한 구제금융의 대가로 받은 주식 등 보유지분 손실은 현재까지 약 108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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