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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창덕궁 거닐며 "대장금 안에 있는 것 같다"… 장소마다 다른 옷, 화려한 패션 감각 뽐내

■ 펑리위안의 '소프트외교'<br>"딸이 한국드라마 더 좋아해"

한국을 첫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3일 오후 창덕궁을 방문해 조윤선 정무수석의 안내를 받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권욱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는 3일 환한 웃음을 짓고 손을 흔들어 보이며 '한국을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펑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첫 방한길임에도 '소프트 외교'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펑 여사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과 국빈 만찬 등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시 주석과는 별도로 '문화ㆍ인문' 행보를 이어갔다.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이 끝난 뒤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갖는 동안 펑 여사는 창덕궁을 찾았다.

의전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맡았다. 펑 여사는 창덕궁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 한국 전통 궁궐의 멋과 운치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고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는 귀를 쫑긋 세우며 물어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 정무수석은 이날 의전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퍼스트레이디 대행'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동행하지 않았다.

펑 여사는 지난해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길에 동행하며 해외에서 신고식을 치른 후 라틴아메리카 3개국과 미국 방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럽순방 등에 잇따라 자리를 같이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올 3월 독일 방문 때는 남편과는 별도로 한 고등학교를 찾아 중국어 교습법을 소개하는가 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중국의 꿈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등 소프트 외교에 공을 들였다.

이에 앞서 펑 여사는 '패셔니스타'라는 명성에 걸맞게 멋진 의상을 선보이며 서울공항에 나온 한국 측 수행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 사람들이 '백의(白衣)민족'이라는 사실을 의식한 듯 흰색 상의에 검은색 치마를 입어 흑백의 조화를 이뤘다. 시 주석이 영접 나온 조 수석과 악수를 나눌 때 조 수석에게 가벼운 목례를 건네는 등 배려도 잊지 않았다.

펑 여사는 지난해 미국의 연예잡지 배너티페어가 뽑은 세계 베스트드레서에 뽑혔다. 그만큼 패션감각이 뛰어나다. 펑 여사는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는 보통 세련된 정장을 즐겨 입지만 올 3월 네덜란드 국왕초청 환영 만찬에서는 시 주석의 중산복과 잘 어울리는 민속풍 의상을 입어 주목을 끌었다. 펑 여사는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성악 가수 출신의 현역소장으로 젊은 시절부터 '국민가수'로 불리며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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