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본연의 임무가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불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금융산업은 그간 상품 판매실적 등 외형과 회사이익 중심의 문화가 주도하는 후진성을 보이면서 이 같은 제도 도입이 미뤄져왔다. 뒤늦게나마 신한은행이 고객중심 사고로 돌아선 것은 환영할 만하다. 물론 초저금리 추세 속에서 금융소비자들의 금리 민감성이 높아지며 0.1%라도 높은 곳을 찾아 이탈하는 고객이 급증함에 따라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제도 도입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년에 은행 계좌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인사 실험'은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결국 우리 은행산업은 생존권 차원에서라도 고객이익을 중심으로 한 인사·운영 등 시스템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셈이다. 이 제도를 도입한 신한은행 경영진의 말대로 "이제 말로만 고객중심을 외치는 시대"는 지나갔다. 가뜩이나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급락 등 위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이 인사 시스템뿐 아니라 '업(業)' 전반을 고객중심으로 재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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