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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이슈] 샐리 크로첵 BoA 자산운용부문 대표

월가 '신데렐라'서 '女帝'로… 메릴린치 구원투수 되나<br>경영 수완·정직성 인정받아 주주들 BoA CEO 옹립 움직임<br>"타협 모르고 융통성 없어 조직문화와 충돌" 비판 목소리속<br>브로커 이탈 방지등 안정화·합병 시너지효과 창출 과제로



지난 5일 뉴욕 맨해튼 메릴린치 본사 기자회견장. '월가의 여제' 샐리 크로첵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자산운영부문 대표의 입에 촉각이 쏠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BoA가 합병한 메릴린치를 독립 브랜드로 재 출범시키고 메릴린치의 상징인 '황소' 로고를 다시 사용하는 등 메릴린치 브랜드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자리. 메릴린치 부활을 알리는 이날, 그러나 기자들의 관심사는 며칠 전 연내 사임을 발표한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후계 구도와 관련한 크로첵의 입장. 크로첵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무엇을 듣기를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만약 그런 질문한다면 자리를 뜰 것"이라고 짐짓 엄포까지 놨다. 크로첵은 이날 회견에서 메릴린치 브랜드 홍보를 위해 연말까지 2,000만 달러를 마케팅비용으로 쏟아 붓기로 하는 등 "황소가 되돌아왔다"고 선언했으나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크로첵은 이날 오후 CNBC방송에 출연해서도 즉답을 피해갔다.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하루 뒤인 6일 월가에서는 크로첵이 루이스 CEO 뒤를 이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소문의 진원지는 BoA 주식 100만주를 보유한 주주로 지난 4월 루이스 회장 축출을 주도한 핑거 가문. 소문이 확산되자 가문을 대표하는 조나단 핑거는 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의 경영진은 후임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내부 출신으로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브라이언 묘니한과 그레고리 컬에 일격을 가했다. 그는 이어 "두 사람은 메릴린치 합병과정에서 주주를 기만했다"며 "크로첵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BoA 주주 사이에서 일고 있는 크로첵 옹립 움직임은 그녀가 씨티그룹 계열 자산운용사인 스미스바니에서 탁월한 경영 수완을 보여준 것 외에도 높은 신뢰감과 정직성에서 연유하고 있다. 크로첵은 중소 규모의 러서치회사인 샌포드 번스타인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2002년 38살의 젊은 나이로 씨티그룹 계열 증권사인 스미니 바니 CEO로 발탁되면서 월가의 '신데렐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씨티그룹은 2001년 투자보고서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는데, 당시 씨티그룹 회장인 샌포드 웨일이 회사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애널리스트 출신의 그녀를 영입했다. 2001년 월가는 이른바 '고객 기만' 사건으로 웨일 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CEO들이 증권거래위(SEC)에서 조사를 받았다. 월가의 사기성 행각으로 얼룩졌던 그 해 크로첵은 포천지로부터 가장 정직한 애널리스트라는 찬사를 받았다. 씨티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크로첵은 승승장구했다. 2년 만인 2004년 10월에는 재무최고책임자(CFO)로 승진, 씨티그룹 2인자인 올랐다. '신데렐라'라는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한 '월가의 여제'로 등극한 것이다. 그녀는 이른바 '글래스 실링(Glass Ceilingㆍ여성의 고위직 진출의 벽)'을 깬 대표적인 여성으로 주목 받고 있다. 크로첵이 지난해 말 씨티그룹에서 퇴사한 배경에는 비크람 팬디트 씨티회장과의 갈등이 있었는데, 직접적인 계기는 고객 '오도'에 대해 회사가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 팬디트 회장의 원칙 고수 방침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크로첵이 정직성과 신뢰성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지만, 그녀의 경영수완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판론자들은 씨티그룹에서 실패한 '흘러간 인물'이니, 심지어 이미지개선용 '얼굴 마담'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실제로 그녀는 당시 세계최대 은행인 씨티그룹 2인자까지 올랐으나 CFO로서 씨티그룹 몰락을 방조했다는 결정적 흠을 지니고 있다. 크로첵이 맡은 분야는 투자 유치와 고객 자산 운용 총괄.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와 BoA의 자회사인 US트러스트까지 모두 관장한다. 운용자산은 1조8,000억 달러. 투자자문 및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브로커만도 1만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녀의 1차적 책임은 메릴린치의 안정화. 메릴린치가 BoA에 합병된 이후 수천 명의 브로커가 이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ㆍ4분기 순이익은 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메릴린치와 BoA 합병 시너지 효과 창출도 그녀의 몫이다. 메릴린치 고객들이 BoA에 계좌를 틀게 하고, 반대로 BoA 고객이 메릴린치를 통해 투자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또 BoA와 메릴린치간 3배에 이르는 연봉 격차에 대한 BoA직원들의 거부감을 해소하면서도 적정 수준의 메릴린치 연봉을 유지, 브로커 이탈을 막는 것도 과제다. . 메릴린치의 한 관계자는 "크로첵이 이끄는 메릴린치는 고객으로 부터 신뢰를 되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타협을 모르고 융통성이 없는 점은 흠"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경영스타일은 '마더 메릴(Mother Merrill)'로 통하는 메릴린치의 유연한 조직문화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인 그녀가 외부출신 인사에 배타적이고, 콧대 높은 메릴린치의 브로커를 끌어안는 리더십으로 '황소'를 구원할지 주목된다. ◇약 력 ▲1964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톤 출생 ▲1992년 컬럼비아대 MBA▲1994년 스탠포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1999년 스탠포드 번스타인 CEO ▲2002년 씨티그룹계열 스미스바니 CEO ▲2002년 포춘 선정월가에서 가장 정직한 애널리스트 ▲2004년10월씨티그룹 CFO ▲2007년 1월 씨티그룹 글로벌 자산운용 CEO ▲2008년 8월 씨티그룹퇴사 ▲2009년 8월 BoA 자산운용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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