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군사법정에서 열린 이번 재판에서 데니스 린드 판사는 재판의 핵심 쟁점인 매닝의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으나 간첩법 위반, 반역, 컴퓨터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매닝이 이적 혐의에서 무죄평결을 받음으로써 일단 종신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린드 판사가 유죄로 인정한 항목을 근거로 높은 형량을 적용할 경우 사실상 종신형인 136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린드 판사는 31일 선고공판을 시작했으며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매닝 일병의 변호인 측이 항소절차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군 검찰은 매닝이 자신이 유출한 자료가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적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저지른 이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매닝의 변호인 측은 매닝이 자신의 행동이 미국 안보에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전쟁의 비극을 폭로하려 한 것이라며 반론을 펼쳤다.
이날 평결은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감시 프로그램 등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0)에 대한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됐다. 이날 위키리크스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평결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위험한 국가안보 극단주의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언론자유 측면에서도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주둔 당시 정보분류 업무를 맡았던 매닝 일병은 2010년 위키리크스에 미군 아파치헬기의 민간인 학살 동영상을 비롯한 약 70만건의 기밀을 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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