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선 후보 일정을 중단한 지 13일 만에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포스트 박근혜'를 가리는 2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김 지사는 12일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국민이 행복한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에 저를 바치겠다"며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은 오만의 낭떠러지, 이명박 정부는 부패의 낭떠러지, 서민은 민생의 낭떠러지, 젊은이들은 절망의 낭떠러지에 서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대선 경선 슬로건인 '마음껏 대한민국:마음껏 자유와 행복 누리는 나라'도 제시했다. 경선 룰을 개정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선언을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회의원 3번, 도지사 2번 공천을 받아 평소에 꿈꾸지 않던 많은 은혜를 입었다"며 "국민과 나라, 새누리당의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바치는 것이 옳은 길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도지사직과 후보직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양 손에 떡을 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양 어깨에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지사의 참여로 새누리당 대선 경선은 5파전으로 진행된다. 그중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하고 김 지사와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간의 2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차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경선은 사실상 2위를 가리기 위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도 경선 흥행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당내 지분을 확보해 실질적으로 다음 대선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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