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주한 미 대사관저 점거농성을 주도했던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당시 대사였던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만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의원은 17년 전 '전대협 반미구국결사대'의 일원으로 '농수산물 수입개방 반대,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 등의 구호를 외치며 50여분간 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가담했고 이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6일 오전 시내 모 호텔에서 학생운동 시절 비판의 대상이었던 그레그 전 대사를 만나 과거 점거농성 사건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다. 이번 만남은 정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한한 그레그 전 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그레그 전 대사가 이를 흔쾌히 수락해 성사됐다. 정 의원은 "점거농성 당시 그레그 대사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요구하는 미국의 상징이었다"며 "하지만 자연인 그레그 전 대사와 그의 부인에게는 참 미안한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새벽잠을 깨운 불청객'인 저와의 만남에 그레그 전 대사가 흔쾌히 응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소란스러웠던 옛날 이야기도 나누고 북핵문제와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져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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