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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모르는' 가을 장마

고기압 2개 남하 않고 한반도 머물러…툭하면 장대비<br>서울 이달 강수량 예년의 2배<br>태풍 '므란티' 북상…주말 비

북태평양고기압의 발달로 때늦은 장마가 계속되면서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차들이 빗물을 튀기며 달리고 있다. /김주영기자

전국이 때 늦은 장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들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비는 한반도 주변 두 개의 고기압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생긴 기압골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많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예년 이 시기면 일본 오키나와 해상까지 남하했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부근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이번 장마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부지방까지 확장해 있고 중국 북서쪽에 대륙고기압이 있어 중국 남부지방부터 서해상까지 길게 기압골이 형성됐다"며 "기압골을 따라 남쪽에서 수증기가 공급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11시 현재 강화 274㎜, 김포 197.5㎜, 의정부 186㎜, 춘천 157㎜, 철원 151㎜, 서울 118㎜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은 도봉 155㎜를 비롯해 강북 142㎜, 은평 148㎜, 성북 140㎜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북 일부 지역 중심으로 시간당 50㎜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달 들어 서울에만 평년(1971~2000년)의 세 배가 넘는 비가 왔다. 올해 9월 상순 서울지역 강수량은 평년(71.4㎜)의 세 배가 넘는 220.5㎜에 달했다. 특히 지난 5일 49.5㎜, 9일 90.5㎜ 등 비가 내릴 때 한꺼번에 몰려 쏟아진 것이 특징이다. 인천도 평년(63.2㎜)의 두 배 이상으로 많은 148.5㎜의 비가 내렸다. 하층부의 따뜻한 공기와 상층부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 아래 쪽의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려는 상승기류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구름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압골을 따라 유입된 따뜻한 수증기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만나 강한 비구름대가 생겼다. 특히 서울의 북쪽 상공에 수증기가 많이 유입돼 도봉ㆍ강북 등 북쪽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제10호 태풍 '므란티'까지 북상하면서 오는 13일까지 전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10일 오전 중국 남부지방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 제10호 태풍 '므란티'가 이후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상태로 중국 동해안 지방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열대저압부 전면에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줘 또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기상청은 농작물의 수확을 앞두고 찾아온 가을장마와 태풍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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