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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국어 때문에 고민이 많은 고3 수험생입니다. 항상 영어 문제를 풀 때 시간이 부족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는 문제를 풀 때 시간을 재면서 하라고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때 그건 번거로운 것 같아요. 독해 풀 때 시간을 재는 것이 정말로 도움이 많이 될까요? 그리고 영어도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하나요? (A고교 3학년 오시명군)
A. 수능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시간에 맞춰서 푸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간에 맞춰 푸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독해 실력은 독해 실력대로 떨어지고 지문을 읽는 시간은 시간대로 오래 걸리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외국어 독해 실력이 부족하다면 처음부터 시간을 재기보다는 지문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지문을 보더라도 자신이 모르는 단어나 문장이 없게 차근차근 살펴야 합니다. 먼저 나름대로 해석해 문제를 풀었다면 채점을 한 뒤에 문제를 다시 봐야 합니다. 문제를 맞든 틀리든 지문은 반드시 분석해야 합니다. 단어와 문장 구조 등을 해석해본 뒤에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을 체크하고 나중에 반복적으로 이 부분을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게 지문을 분석하는 법에 익숙해지면 독해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어려운 문장도 해석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겁니다. '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처음부터 시간을 재는 것보다는 독해 실력을 탄탄히 하고 난 후에 시간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해 실력을 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이 단계를 건너뛰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니 인내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합니다.
독해 연습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자리걸음같이 느껴질 때가 있을 겁니다. 이럴 때는 지문을 단어 대 단어로 해석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Italy eyeing asset sale to slash debt'라는 구문이 있으면 eyeing은 단지 우리의 신체부위 눈과 뜻이 다릅니다. 문맥에 맞춰 '눈여겨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을 하는 게 더 적절합니다. 독해는 글을 이해하는 것이지 단어 찾기가 아니에요. 나무보다 숲을 보라는 말과 같이 글의 흐름을 이해해야 독해를 잘 할 수 있답니다.
영어도 수학처럼 오답노트를 만들면 좋습니다. 하지만 독해와 듣기ㆍ문법ㆍ어휘 모두 오답노트를 만들려면 하루에 2~3시간은 필요할 겁니다. 이는 시간 낭비인 데다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어 오답노트는 문법과 어휘 부분만 정리하면 됩니다. 문법은 범위가 넓어서 어느 부분에서 나올지 예측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능은 검증된 문제만 출제하기 때문에 우리가 배운 문법 중에서도 학문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것만 나옵니다. 다시 말해서 나올 수 있는 문법이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수능 기출문제를 가지고 오답노트를 만들면 출제 패턴은 물론 자주 출제되는 문법이 자연스럽게 보이게 됩니다. 오답노트를 만들 때는 모의고사에 나온 문법 문제 중 각 보기에 사용된 문법만 정리하면 좋습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공부가 쌓이면 어떤 문법이 자주 출제되는지, 어느 부분을 더 자세히 읽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겁니다. 그 부분 중 자신이 모르는 곳을 다시 문법책에서 찾아 공부하면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어휘 문제의 경우에는 헷갈리는 어휘나 형태가 비슷한 어휘가 자주 출제됩니다. 하지만 어휘 문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유형의 문제에 어휘가 반복해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단어장 형식으로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지문에 나온 단어 중 모르는 것을 정리하고 수시로 보면서 단어를 외우면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단어장을 따로 만들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도움말=한예은 한국외대 태국어과/국제학과 10학번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지식그루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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