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가 달라졌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새롭게 변신 중이다. 몇 년 전만해도 체크카드는 백화점 등 많은 곳에서 천대받았다. 별다른 서비스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달라졌다. 언제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하다. 부가서비스도 신용카드 못지 않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결제가 된다. 체크카드는 어느새 자녀들에게는 용돈카드로, 사회 초년생에게는 재테크의 출발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는 하루 평균 140만 건이나 사용돼 전체 카드 결제의 13%를 차지했다. 체크카드는 장점이 많다. 우선 통장잔고 내에서만 결제가 된다. 분에 넘치는 소비는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결제 내역이 통장에 고스란히 찍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와 달리 연회비도 없다. 결제도 1,000원 이상이면 가능하다. 현금과 달리 분실이나 도난위험도 낮다. 그래서 만14세 이상이면 발급 가능하다. 카드회사도 연체ㆍ손실 위험이 없고, 미래 잠재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체크카드 고객을 확대하는 중이다. ◇체크카드 쓰면 가계부는 저절로 작성= 돈의 씀씀이를 기록해 놓는 가계부는 합리적인 소비의 기본이다. 하지만 가계부를 작성하기 위해 영수증을 일일이 모아 정리하고 사용내역을 기록하는 것은 여간 귀찮은 작업이 아니다. 체크카드는 이런 불편함을 한번에 날려준다. 통장을 하나 만들고 생활비를 넣어 둔 후 체크카드를 쓰면 소비내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있는 돈 만큼만 쓰기 때문에 소비를 조절할 수 있고, 쓰는 즉시 통장에 결제금액과 날짜, 가맹점 기록이 남기 때문에 편리하다. 색깔이 다른 형광펜으로 식비ㆍ의류비 등을 따로 표시한 후 합산하면 품목별 지출내역이 한눈에 보인다. 옷을 많이 샀는지, 술을 많이 먹었는지, 여행을 많이 갔는지를 금새 알 수 있다. 인터넷 전용 통장을 이용하면 최대 6개월간의 사용실적이 보관되기 때문에 한눈에 반년 동안의 생활비 내역을 점검할 수 있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결제하면 바로 돈이 빠지지만, 결제를 취소하면 일주일 후에야 환불이 이뤄진다. 또 결제통장은 발행은행으로만 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부가서비스도 나날이 진화= 카드사들은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는 추세다. 비씨카드는 영화ㆍ외식업체ㆍ놀이공원 할인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크게 강화한 체크카드를 판매 중이다. 영화할인의 경우 ‘우리 BC V체크카드’와 ‘하나BC VIVA 체크카드’가 CGVㆍ메가박스ㆍ롯데시네마 등에서 1인당 최대 3,000원 할인된다. ‘하나BC 아웃백클럽 체크카드’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20%가 할인되고, 기업은행 ‘마이 체크카드’는 아웃백ㆍTGIㆍ씨즐러ㆍ마르쉐 등에서 10% 할인된다. ‘신한BC Check Plus레저 체크카드’가 에버랜드 본인 50% 할인, 롯데월드 무료입장 및 자유이용권 50%할인 등이 가능하다. 캐쉬백 서비스가 제공되는 체크카드는 ‘SC제일BC 퍼스트체크카드’와 ‘하나BC 플래티늄플러스 캐쉬백카드’ 등이다. 외국어 공부ㆍ해외 연수를 준비 중인 학생을 위한 체크카드도 있다. ‘우리BC 국제학생증체크카드’는 해외연수 및 여행을 계획 중인 학생들을 위해 환전 수수료를 최고 50% 할인해주고 토익 시험의 응시료를 최대 연 6회까지 회당 2,000원 깎아준다. 유로스타ㆍ호주철도 50%, 항공권, 숙소예약비 할인 등을 제공한다. ‘하나BC VIVA카드’는 외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을 위해 이익훈어학원 등 5%, 민병철어학원에서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탑스 캠퍼스플랜 체크카드’는 대학생 전용상품으로 부가서비스가 다양하다. ◇우편ㆍ선불교통카드ㆍ휴대폰 무료이동 서비스도 OK= 체크카드는 서비스에 장벽이 없다. 카드사들이 다양한 제휴를 통한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카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에버리치 One Plus 삼성체크카드’의 경우는 우체국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우편상품 할인, 캐쉬백 등 다양한 우체국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선불 교통카드 서비스까지 추가한 멀티 체크카드다. 이 카드는 사용액의 0.5%를 우체국 금융 포인트로 적립해 다음 달 계좌로 입금해 준다. 우체국 쇼핑몰은 물론 등기ㆍ택배 등 우편 서비스에 대해 10% 할인 혜택을 준다. 우체국 휴일재해 보장 보험(1년)도 무료 가입되며, 카드 발급 후 3개월 내 카드를 이용하는 회원에게는 1,000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며, 삼성카드 보너스클럽 이용시 최고 5%의 보너스 포인트 적립, 국내외 항공권 구입시에도 5~8% 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잔액이 일정액을 밑돌면 알아서 충전되는 자동충전형 교통카드 서비스도 제공돼 편리하다. 휴대폰 무료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크카드도 등장했다. ‘하나 My Phone 체크카드’는 전달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60분간 무료통화가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통한다= 초기 체크카드는 해외에선 먹통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도 통하는 카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 중인 ‘신한 글로벌패스 체크카드’는 국내에선 체크카드, 해외에서는 ‘해외직불카드’로 활용돼 해외 현지통화를 찾거나 직불카드 가맹점에서 상품을 구입하는데 이용하면 유리하다. 외환은행의 ‘더 원 체크카드’도 해외에서도 신용카드처럼 사용 가능하다. 연회비는 없고, 만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손에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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