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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25일] 고객정보 불법 유출한 하나로텔

하나로텔레콤의 고객정보 불법유통은 상도의와 윤리를 저버린 파렴치하고 악질적인 행위다. 업무상 부주의나 해킹으로 고객정보가 새나간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자사 영업을 위해 고객정보를 팔아먹었기 때문이다. 영낙 없는 ‘생선가게의 고양이’ 꼴이다. 굴지의 대기업이 이런 일을 벌였다니 말문이 막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자사 서비스 가입자와 해지 고객 등 600만여명의 개인정보 8,500만건을 텔레마케팅 업체와 은행 등에 불법 제공했다. 경찰은 이 회사의 전 대표 박병무씨 등 21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하나로텔레콤은 고객동의 없이 개인신상 정보를 전국 1,000여개 텔레마케팅 업체와 업무제휴 은행에 넘겼다. 텔레마케팅 업체와 은행은 이 정보를 토대로 하나TVㆍ인터넷전화 가입, 신용카드 가입 권유 스팸 전화를 걸었으며 하나로텔레콤 측은 가입이 성사된 텔레마케팅 업체에 수당을 지급했다. 스팸 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고 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신상정보를 꿰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정보유출 자체도 그렇지만 그 행위가 일부 일탈직원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 회사는 하나로텔레세일즈라는 계열사까지 차려놓고 개인정보 배포 시스템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상품판매에 이용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 게다가 경찰이 수사진행 과정에서 불법임을 지적했는데도 하나로 측은 아랑곳없이 정보제공 행위를 계속했다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법이고 양심이고 다 팽개치는 후안무치한 태도가 놀라울 따름이다. 이 같은 범죄행위가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더 나아가 반기업 정서 확산에 큰 원인으로 작용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개인정보 불법유통은 비단 이 회사만의 일은 아니다. 고의유출이 아니더라도 허술한 보안 시스템 등으로 포털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 등 도처에서 줄줄이 새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정보 유출은 신용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린다. 철저한 단속과 보안의식 제고, 처벌 강화 등 정보유출 차단을 위한 효율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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