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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2월 23일] 성의없는 국회의원과 공청회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둘러싸고) 캐나다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절차에 들어가면서 왜 미국 때 같은 촛불시위가 없는 것입니까?" "중국은 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다고 WTO에 제소당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대만처럼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강경하게 나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주 국회에서 개최된 '캐나다 정부의 WTO 제소 및 쇠고기 수입 문제' 관련 비공개 공청회에서 나온 국회의원들의 질문이다. 캐나다는 우리의 쇠고기 수입거부에 대해 WTO에 불공정무역으로 제소,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은 이 문제를 놓고 내용과 시기의 민감성을 감안해 비공개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캐나다와의 쇠고기 협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다는 논의보다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의 규명이 앞섰던 까닭이다. 그러다 보니 논의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공청회가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특성이 있지만 의원들의 사전준비와 인식이 크게 부족한 탓에 의미 없는 네 탓 공방만 이어지고 원론적 이야기만 반복됐다. 공청회에 참가한 의원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전화를 받으러 회의장을 오가는 모습부터 점심 약속 때문인지 중간에 자리를 뜨는 숫자가 늘더니 2시간이 지나 끝난 공청회의 마지막을 지킨 의원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일방적으로 질문한 뒤 간단하게 답변해달라고 요구해 참석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미국의 전례가 있다 보니 모두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해 진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말이면 사실상 캐나다와의 WTO 분쟁 1라운드가 끝난다. 우리 측의 승산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지금은 분쟁절차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양자협상을 할 경우 어느 정도 수준에서 수입을 허용해야 할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이러한 때 흘러간 노래만 반복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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