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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인건비 급등 못 견디겠다" 다국적기업 하청업체 中탈출 러시

위안화 절상에 복리후생비 껑충<br>애플·나이키 등 OEM 생산기지<br>베트남·印尼·泰로 이전 잇달아

다국적기업의 하청업체들이 인건비 급증, 위안화 절상, 시설 비용 증가 등 경영환경 악화로 중국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다. 미국의 운동화 제조사인 브룩스는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의 근로자 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중국에 있는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 공장을 동남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브룩스의 데이비드 보한 최고영업책임자(COO)는 "지난 2년간 중국의 시간당 임금이 50% 늘었고 위안화도 계속 절상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협력업체와 손잡을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 주간지인 슈따이저우바오 등에 따르면 물가, 집값 상승 등에 따른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압박에다 설비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아이폰 등을 주문 생산하고 있는 대만 최대 전자업체인 폭스콘은 2년 전부터 시작된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 분출, 중국 정부의 근로자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노동조합 활성화 정책 등으로 노동 비용이 계속 올라가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로의 생산 공장 이전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폭스콘은 중국에서 다국적 기업의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최대 OEM업체로 중국 내에 무려 80만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근로자 300여명이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집단 자살 시위를 벌여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폭스콘인터내셔널 이사장 겸 CEO인 천 웨이량은 일부 공장을 중국에서 인도와 베트남으로 옮길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초부터 애플 등 휴대폰 기업에게 부품을 남품하는 대만 성화과학기술주식유한공사는 이미 베트남에서 1억 5,000만달러를 들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신발, 의류, 운동장비 등을 판매하고 있는 다국적기업 나이키의 협력업체인 위위안공업그룹유한공사도 기존에 중국에 집중돼 있던 생산 기지를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다각화하고 있다. 위위안 그룹이 지난 2003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보유한 생산라인은 각각 161개, 78개, 58개였지만 2010년엔 226개, 120개, 114개로 분포 구조가 바뀌었다. 같은 기간의 지역별 증가율은 각각 40.4%, 53.8%, 123.5%로 중국의 신규 생산라인 증설의 속도가 현저히 낮았다.



위위안은 기존 생산기지인 주강삼각주 지역의 근로자 생활 수준이 높아진 데다 정부가 최저임금기준을 계속 상승시킬 것으로 보여 특히 베트남 생산기기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위위안의 천리 IR(investor relations) 담당자는 "비용이 더 낮은 곳으로 옮기는 것은 확실하고 중국 임금 수준 그리고 위안화 절상 속도만 보고 이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나이키의 최대 하청업체인 타이펑은 이미 베트남 동나이주, 바리어붕따주 지역 등 동남아로의 생산 기지를 이전을 가속화해 현재 나이키 신발 제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총 생산량 중 베트남의 생산능력은 51%로 중국의 32%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타이펑측은 최근 몇년간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절상에다 중국 노동법 강화와 엄격한 실행 영향으로 임금뿐 아니라 복리후생 비용이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컨설팅사(BCG)는 2011년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5년이 되면 미국은 중국을 누르고 제조업의 왕관을 재탈환할 것이며 미국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미제 상품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스턴컨설팅사의 할 서킨 선임 파트너는 "향후 5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임금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이고 중국이 미국 제조업의 생산 외주를 대량으로 맡는 시대는 끝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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