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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린 포드 의원 "北 정권교체보단 변하도록 도와줘야"

글린 포드 유럽의회 의원


"현재 북한 정부는 정권유지가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현 상황에서 정권교체보다는 정권이 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는 오는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외부에 힘과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계획된 행동입니다." 유럽의회 내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알려진 글린 포드(사진) 의원이 최근 한국어로 번역된 '벼랑 끝에 선 북한(원제 North Korea on the Brink)'의 출간에 맞춰 방한했다. 2주 전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사회당 대표단과 북한 노동당을 방문하는 등 지금까지 21차례나 방북한 그는 "정권유지를 위해 군사력이 먼저냐, 경제력이 먼저냐에 대한 이견이 북한 내에 존재한다"며 "핵실험, 로켓 발사 혹은 산업단지 건설 등 향후 북한의 움직임에서 어떤 이데올로기가 승자가 되는지를 가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인의 시각에서 책을 썼다는 그는 EU의 대북정책은 미국ㆍ일본 등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부가 북을 '악의 축'으로 내몰면서 고립시켰고 일본도 북한을 적대적으로 대응한 것과 달리 EU는 북한에 비판적이지만 지속적으로 관계(critical engagement)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북한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EU 국가는 26~27개 정도이며 평양에 대사관을 신설하는 국가도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도주의적 차원의 원전 제공, 소규모 개발 프로젝트 추진 등 EU는 지난 2000년부터 5억유로를 북한에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뤄진 방북 때 북측과 에너지 사업을 논의했다는 그는 "북한이 조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에 관심이 많다"며 "서해안에 조력발전소를 설치한다면 북한의 경제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서는 주권국가인 북한이 우주위성 연구에 정당한 권한이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제재할 근거는 없다"며 "헌법 9조를 삭제하고 공식적인 군사 강국이 되려는 일본, '스타워즈' 등 군수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미국 등 외부의 적이 필요한 국가의 보수파들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단기간에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기조는 아니지만 이번 로켓 발사 후 한국 정부가 온건한 입장을 표명했듯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2025년 남북 통일을 예측한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고서에 대해 그는 "북한의 경제 상황이 최악이라 서독의 통일 비용보다 남한이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며 "남한이 통일의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됐는지가 통일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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