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리스크 커졌다" 성장세 둔화되자 증시하락 가능성등 주의보 잇달아 고은희 기자 blueskies@sed.co.kr 이머징마켓(신흥경제국)에 대한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아시아와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상승랠리를 이어감에 따라 뭉칫돈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지만 자칫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머징마켓 경계론자들은 ▦이머징마켓의 경제 성장세가 경기 사이클에 따라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세계적인 금리인상 행진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데다 ▦정치적 불안정으로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머징마켓 주의보’ 잇따라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마켓의 증시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배당 규모가 큰 주식을 선별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네일 웨드레이크와 마이클 왕 전략가는 공동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이머징마켓의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며 “투자심리와 펀드유입액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에 따른 리스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의 에이제이 카퍼 글로벌 전략가도 이에 앞서 “이머징마켓 증시가 최근 3년동안 두드러진 성장세를 과시했지만 앞으로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금리인상, 시장침체 부를수도 파이낸셜타임스(FT)도 2일자 신문에서 “이머징마켓의 주식과 채권시장이 눈부신 실적을 시현하고 있지만 아직 투자자들이 안심투자에 나설만큼 경제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전세계적인 금리인상 랠리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금융비용 증가로 신흥시장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4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린 미국도 추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머징마켓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에서 이머징마켓 펀드를 이끌고 있는 마크 모비어스 사장은 최근 태국과 필리핀의 정정불안 상황을 지적하며 “미국이나 유럽 등 보다 안전한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라고 권고했다. 미국경제의 ‘재채기’에 이머징마켓이 ‘독감’에 걸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바우어스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미국은 유가 상승과 부동산 시장 냉각 현상 등으로 소비 지출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시아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3/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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