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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생활의 길잡이' 우주기술
입력2007-07-29 16:41:33
수정
2007.07.29 16:41:33
정수기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비행사들의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점차 민간으로 확대돼 상품화된 것이다. 전자레인지도 비슷한 단계를 거쳐 우리 곁에 자리잡았다. 건물 화재경보장치는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 랩에서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화재를 감지하기 위해 개발됐던 것이다.
NASA가 아폴로 계획을 통해 개발한 디지털 신호처리 및 화상기술은 병원에서 자주 보게 되는 CT(컴퓨터 단층장치), MRI(자기공명영상) 등과 같은 혁신적인 의료기기의 탄생으로 나타났다.
지난 50년대 후반 옛 소련과 미국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은 현대 인류사에 큰 획을 그었던 사건으로 봐야 맞다. 이후 전개됐던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우주왕복선,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등 인류 우주개발의 성과는 수많은 도전과 열정의 결과다. 각종 새 기술과 아이디어가 이곳에 적용됐고, 또 여기에서 나왔다. NASA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우주개발의 선진 기관들은 우주개발 연구결과가 타 산업 분야로 어떻게 파급됐는지 생생한 사례들을 찾아내 자국민들에게 우주개발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각인시켜주고 있다.
우리는 우주기술이라는 것이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주기술은 꿈도 공상도 아닌 현실이자 꿈의 산업으로 재탄생해 우리 생활 곳곳에서 편리한 현대 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세계의 축제인 월드컵을 경기장에 직접 가지 않고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이나 길에서 편하게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통신위성의 덕택이다. 또한 주변국의 상태관찰을 통한 국가안보ㆍ해양ㆍ기상ㆍ작황상태 등의 모니터링을 통해 재난감시, 지도제작, 생태계 보호 등의 일을 하는 관측위성도 있다.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GPS 서비스는 위성항법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 삶의 질을 올려주고 있는 또 다른 작은 예일 뿐이다.
우주기술은 무중력ㆍ고진공ㆍ경량화 등 특수한 환경조건 아래 초정밀 가공 및 조립기술과 최고 품질의 전자부품기술 등이 결합돼 타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주에서 개발된 기술은 타 산업 분야로 직접 파급되기도 하고 윈리 및 체계 등은 다른 기술 분야에서 확립됐으나 우주개발을 통해 집중적으로 개발이 이뤄져 다시 타 산업 분야로 파급되기도 한다.
태양전지는 인공위성의 전원용으로 개발됐던 것이고 연료전지는 우주선의 동력원으로 처음 사용됐던 것이다. 최근에는 우주인들이 우주여행시 무중력 상태에서 중력부담이 사라져 척추가 팽창하고 디스크의 높이가 늘어지면서 허리통증이 해소되는 현상에서 착안해 수술 없이도 디스크 질환을 치료하는 새 의료기기가 개발돼 디스크 환자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99년부터 다목적 실용위성을 통해 다양한 영상자료를 얻고 있다. 위성영상의 활용 분야는 지도제작ㆍ환경ㆍ해양ㆍ지질ㆍ임업ㆍ수자원ㆍ농업ㆍ기상 등 손에 꼽기가 어렵다. 더불어 항공우주 시험시설을 자체 개발해 자동차ㆍ방위산업ㆍ전자 등 타 산업 제품의 시험에도 사용할 수 있는 등 우리는 이미 우주기술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다목적 실용위성 1ㆍ2호, 과학로켓, 소형위성발사체(KSLV-1) 등 우리가 개발해낸 우주기술은 기술파급(spinoff)을 통해 원자력ㆍ조선ㆍ항공기ㆍ통신 산업 등 타 산업 분야로 소리 없이 스며들고 있다. 우주기술은 우리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생활 곳곳에 녹아들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편리하고, 가능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우주기술의 끊임없는 진보로 더욱 편리하고 풍요해질 우리의 삶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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