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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을 아시아 오페라 허브로


'Go East, Young Diva(동쪽으로 가라. 젊은 프리마돈나여)'

뉴욕타임스가 지난 2010년 12월2일 글로벌판인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오피니언 코너에 2011년 글로벌 어젠다로 실은 기사의 제목이다. 지금까지 4세기 동안 세계 오페라의 중심국이 이탈리아였지만 이제부터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그래서 오페라를 배우려면 한국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영 오페라단이 무려 120개에 달하고 지방 곳곳마다 공연이 열리는데다 선진국 공연에 한국인 성악가 없이는 오페라가 열리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올해는 세계 오페라 음악의 양대 거장인 베르디와 바그너의 탄생 200주년으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오페라 페스티벌이 연초부터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특히 한국인 성악가들이 발군의 실력으로 관객을 열광시키고 있다. 윤태현(사무엘 윤)은 바그너 예술의 성지로 알려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인공 네덜란드인 역을 맡았다. 지난해 동양인 최초로 이 역을 맡아 '바이로이트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은 데 이어 올해 "2013 바이로이트의 주인공은 한국인이었다"는 찬사가 나왔다 한다.

연광철은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레퀴엠 콘서트'에 베이스 솔로로, 전승현(아틸라 전)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니벨룽의 반지'베이스로, 이탈리아 라스칼라 베르디 오페라 공연에는 테너 김우경이 '맥베스'로 출연, 관객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수준 높다" 선진국서 격찬

우리가 오페라의 중심국이 된다면 무엇이 좋아질까.

현재 음악을 배우러 이탈리아에 간 우리나라 유학생이 5,000명 정도. 독일ㆍ영국ㆍ프랑스ㆍ미국 등 선진국을 모두 포함할 경우 4만명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 우선 교육서비스 시장이다. 현재 중국은 소득이 늘면서 클래식을 공부하는 학생도 급증해 음악 유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오페라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광시장이다. 물론 국격이 높아지고 한국 상품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명품 산업들도 고급음악 오페라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소득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일본의 경우 오페라단이 많지 않고 오페라 공연도 많지 않다. 문화예술의 발전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자유를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중국의 경우 그렇지 못해 오페라 발전에도 한계가 있다. 오페라 세계중심국은 아니더라도 아시아의 오페라 허브에 대한 씨를 뿌리면 반드시 결실을 거둘 것이라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오페라 허브가 절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오페라는 성악가는 물론이고 합창ㆍ연극ㆍ오케스트라ㆍ발레ㆍ조명ㆍ음향ㆍ조형ㆍ무대미술 등 현대예술의 아름다운 것을 총동원한 예술의 꽃이라 할 수 있지만 거액의 예산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많아야 4일 정도 하는 매우 비싼 공연이다.

오페라 선진국에서도 예산의 80%를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기업의 도네이션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20%를 티켓을 팔아 조달한다고 한다.

교육ㆍ관광ㆍ명품시장 등 영향 커

우리나라는 IMF 이전까지만 해도 기업이나 재벌들의 후원이 한국 오페라 성장을 주도했고 그래서 민영 오페라단의 수준이 국공립오페라단을 훨씬 넘어섰었다. IMF로 기업들의 후원이 얼어붙으면서 민영 오페라단의 위상도 급속도로 위축됐다.

기업들이 또 하나의 한류, K오페라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창조경제의 시대 모든 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문화 부문과 결합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중국의 사서 삼국지 위지동이전(三國志 魏志 東夷傳)은 동이족들이 무천ㆍ영고ㆍ동맹 등 제천의식을 통해 음주가무를 즐겨 했다고 전한다. 한국의 전통 오페라라 할 수 있는 판소리를 보더라도 음주가무의 DNA가 우리에게 존재한다. 문화융성의 시대에 아시아 오페라의 허브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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