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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이상징후에도 원자재시장은 '시큰둥'

폭풍전야의 고요함?

전세계적으로 가뭄과 폭염, 홍수 등 기상이변이 기승을 부리면서 18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 등 원자재 시장이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태풍 앞의 고요함'이 아니냐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 국립해양기상청(NOAA)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이 여름 이후까지 이어질 확률을 4월의 70%에서 90%로 상향 조정했다. 호주ㆍ일본 등도 엘니뇨 현상이 2009~2010년 이후 5년 만에 재발했다고 보고 있다. 호주 기상청은 지난달 "올 봄에 시작된 해수면 온도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매우 중대한 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역사상 최악이었던 1997~1998년처럼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 최근 태평양의 수온은 18년 만에 처음으로 5주 연속 평년보다 1도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경고가 속출하고 있지만 원자재 시장에는 아직 가격급등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과거 수년간 기상 전문가들의 엘니뇨 발생 경고가 매년 오보로 판명 나면서 이른바 '양치기 소년'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일부 헤지펀드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베팅했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또 아직 엘니뇨 피해가 초기 단계에 불과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일부 이상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남아공의 석탄 선적 가격이 최근 한달간 10% 가량 급등한 게 단적인 사례다. 인도가 엘니뇨에 따른 가뭄에 수력 전기 발전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수입량을 늘린 탓이다. 시장조사기관인 BMI리서치는 "쌀ㆍ설탕 등을 포함한 대다수 원자재의 선물 순매수 규모가 몇년래 최저치를 보이고 있지만 엘니뇨 심화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 가격이 급격하게 뛰어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팜유 가격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톤당 650~700달러로 지금보다 10~20% 가량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게 인도네시아팜유연합회의 설명이다. 지난 2009년 엘니뇨 당시에도 팜유 가격은 57%나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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