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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헬멧·트레이닝복 패션과 일명 '직렬 5기통춤'을 곁들인 '빠빠빠'로 인기를 끈 여성그룹 크레용팝. 이들의 활동 재개 소식을 언론보다 먼저 타전한 것은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였다. 가가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6월 26일부터 7월 22일까지 진행하는 '아트레이브:더 아트팝 볼(artRAVE:THE ARTPOP Ball)' 콘서트 투어의 오프닝 무대를 크레용팝이 꾸민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서 흥분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가는 크레용팝의 '빠빠빠'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했다. 독특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가가의 트위터 팔로어는 4,100만명이 넘는다. 이에 크레용팝도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크레용팝이 한 달간 미국에서 레이디 가가 오프닝 공연(13회)을 한다. 퍼포먼스를 기대해달라"고 적었다. 팬들은 "놀랍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 등의 반응을 댓글로 드러냈다.
이처럼 최근 들어 K팝과 해외 유명스타의 '협력 열풍'이 늘고 있다. 합동 무대 뿐만 아니라 음반 참여, 뮤직비디오 찬조출연 등 다양해진 협력 양상과 시너지 모색은 K팝 마케팅의 변화와 함께 높아진 위상과 넓어진 영향력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레이기 가가의 경우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K팝 나이트 아웃' 행사장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 콘서트 투어도 아시아권 가수를 초청하려고 물색하던 가가 측이 크레용팝의 뮤직비디오를 접한 뒤 먼저 섭외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차적으로는 가가의 유명세 덕에 크레용팝이 이름을 널리 알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크레용팝의 잠재력이 향후 가가에게도 도움될 것으로 보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실제로 크레용팝은 세계적 음반사 소니뮤직이 해외음반 유통을 맡겠다고 나서 계약을 체결했다.
가수 케이윌은 미국 출신의 알앤비(리듬앤드블루스) 가수 브라이언 맥나이트와 한 무대에 선다. 오는 5월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브라이언 맥나이트 & 케이윌 조인트 콘서트'에는 두 가수의 개별무대 뿐 아니라 함께 노래하는 듀엣공연도 마련된다. 맥나이트는 누적 음반 판매량이 2,000만장이 넘을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투애니원의 씨엘은 덥스텝(Dub step·200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 열풍을 일으키며 2년 연속 미국 그래미상 3개 부문에서 수상한 스크릴렉스의 새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지드레곤과 씨엘은 스크릴렉스의 새 앨범 수록곡 '더티 바이브(Dirty Vibe)'에 랩과 노래로 참여했고, YG의 대표 프로듀서인 테디, 초이스37도 힘을 더했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지난 19일 미국 아이튠즈 차트 2위에 올랐다.
이는 '한류(韓流)'라는 대세와 함께 세계로 뻗어간 K팝의 '굳히기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존 K팝은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일사불란한 군무를 보여주는 아이돌 가수가 대세였고, 홍보 플랫폼으로는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강조한 유튜브가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이제는 합동 무대, 음반 공동제작 등으로 음악성과 실험성을 보여주는 등 '보는 음악에서 듣고 즐기는 음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중이다. '유튜브 스타'로 세계적 화제 인물이 된 가수 싸이의 경우도 새앨범은 재미있는 무대 뿐 아니라 음악적 다양성과 완성도를 위해 공들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K팝의 전략적 지위가 높아졌기에 한국 가수가 해외에 이름과 실력을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가수 또한 한국을 통해 아시아 역수출에 힘을 받을 수 있는 등 파급효과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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