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어 대기업 집단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압도적 찬성 속에 통과시켰다.
순환출자는 대기업 집단 내에서 3개 이상 계열사가 서로 돌려가면서 출자하는 방식으로, 재벌 총수 일가가 1%도 안 되는 소수의 지분(10대 그룹 기준)으로도 수십 개 계열사를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경제민주화의 일환이다.
개정안은 상호출자 우회 수단인 순환출자를 활용한 지배력 확장을 막고자 자산합계 5조 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출자총액제한 대상)에 한해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회사의 인수·합병·분할,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 합의에 따른 계열사의 출자나 증자로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하거나 기존 순환 출자가 강화되는 경우에는 순환출자를 허용하도록 예외를 뒀다.
국회는 어린이를 학대해 숨지게 할 경우 최소 5년 이상 징역, 최대 무기 징역에 처하도록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제정안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제정안은 학대로 아동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불구 또는 난치병을 얻게 되면 3년 이상 징역형을 내리고, 특히 상습적 아동학대범에 대해서는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을 적용하도록 했다.
아동을 학대한 사람이 피해 아동의 친권자나 후견인이면 수사 검사가 법원에 친권상실 선고 및 후견인 변경 결정을 청구하도록 했고, 판사는 친권 및 후견인 권한의 제한 또는 정지 등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을 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서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을 우선하도록 하는 가정 폭력범죄 특례법 개정안과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자는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국회는 또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과 동아시아 평화 안정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유발하는 외교적 도발행위”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일본 정부의 집단자위권 행사 추진이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군국주의 부활을 기도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국회는 경남 밀양에서 촉발된 송전탑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논란과 관련, 송전탑 주변의 토지와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한국전력이 보상하도록 하는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법’도 통과시켰다.
법안은 재석 213명 중 찬성 129명, 반대 43명, 기권 41명으로 힘겹게 가결됐다.
법안은 송·변전설비 주변 토지 가치가 하락하면 사업자에게 재산적 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했고, 주변 주택 가치가 하락하면 사업자에게 주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보상금액은 주민과 사업자가 협의해 정한다.
채무자에 대한 악덕 채권 추심업자들의 협박과 횡포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채권의 공정한 추심 관련법’ 개정안과 미등록 대부업체를 포함한 일반인 간 거래에서 법정 최고 이자율 상한을 현행 연 30%에서 연 25%로 내리는 내용의 이자제한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이밖에 통학버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보호자 동승을 의무화하고 안전띠 착용 및 통학버스 신고 의무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국회는 택시면허 총량 계획에 따라 과잉 공급 지역의 택시면허 신규 발급을 금지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택시 감차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는 택시운송사업발전법 제정안도 처리했다.
지방 공무원 채용 시 해당 지역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우도록 하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처리됐다.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변종 행위(보이스 피싱)를 전기통신 금융사기 행위에 포함해 처벌하고, 금융기관은 금융 사기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 지급 정지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 특별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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