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인플레 보다 경기침체가 더 문제" 판단 현상황 '위기일발' 명시…금리인하 시사3개월 연속은 부담 "내년초 단행 가능성"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향후 금리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보다는 경기침체를 막는 쪽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내년 초에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FRB의 경기 전망 보고서와 지난 10월 FOMC 의사록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시장에서는 다음달 11일 FOMC에서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FRB가 내년 경기 전망을 기존 2.5~2.75%에서 1.8~2.5%로 하향 조정한데다 현재 경제가 ‘위기 일발(close call)의 상황’이라고 명시,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성장둔화를 더 우려하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도 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94%까지 높여 반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 회사인 핌코의 폴 매컬리 펀드매니저는 “FRB가 미국 경기의 둔화와 신용시장의 경색을 우려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FRB는 연방기금 금리를 3.0%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FRB가 금리인하에 있어 좀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목표 금리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금리인하를 지체한다면 2.0%대까지 목표치가 낮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언 셰퍼슨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FRB의 10월 금리인하가 마지막일 것 같지 않다”면서 “경제가 더 악화되고 시장도 침체된다면 FRB가 조만간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FRB가 내년도 경제 전망치를 기존보다 크게 낮춘 것은 시장과의 괴리감을 좁히고 의견 조율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FRB는 10월 FOMC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성장의 하향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대체적으로 균형을 이뤘다”며 더 이상의 금리인하가 없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 경기 둔화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드루 매터스 리먼브러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경기와 물가 관련 리스크가 균형을 잡았다고 평가한 바 있으나 현재는 추가 인하 쪽으로 돌아선 것이 확실해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FRB가 석달 연속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FRB가 경기 전망과 의사록 공개를 통해 시장과 의견을 조율하고 앞으로 필요하면 언제든지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지 당장 다음달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스티븐 스탠리 RBS그린위치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는 어떤 것에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10월에 금리를 내렸다고 해서 당장 오늘이나 12월11일, 1월30일에 어떤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7/11/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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