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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서 펼치는 4인4색 거장전… 뭐부터 볼까 '행복한 고민'

역대최대 모딜리아니 회고전… '풍만한 모나리자' 보테로

'伊 신표현주의 거장' 키아에서 건축가 가우디 조망 전시까지

예술의 전당서 동시에 열려

모딜리아니 ''머리를 푼 채 누워 있는 여인의 누드''

산드로 키아 ''키스 - 7''

페르난도 보테로 ''발레리나''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 공원 전경.

하나하나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예술계 거장 4인의 대형 전시가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제 한 달째 전시를 이어가는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산드로 키아·페르난도 보테로, 그리고 최근 개막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다. 가장 늦게 시작한 가우디의 전시만 11월 1일까지, 나머지는 모두 10월 4일까지 석 달 남짓 전시가 계속된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展=건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린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를 조망하는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 전에는 총 169점의 작품과 100여 점의 기록사진이 선보인다. 건축·디자인 도면, 스케치, 가구, 장식, 기록사진, 건축물 모형 등 가우디가 학생 시절부터 꿈꾸고 발전시켜온 작품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았다. 특히 미완성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콜로니아 구엘 성당의 연결점, 가우디의 인생을 바꾼 후원자 에우세비 구엘과의 인연, 트랜카디스(구운 도자기 타일을 깨어 다시 붙이는 방식) 작업이 잘 드러나는 구엘 공원의 외부 장식 타일 실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한가람디자인미술관. (070)4191-2200.

◇소장처 45곳서 70여 점 '역대 최대' 모딜리아니 회고전=긴 목과 얼굴, 눈동자 없는 푸른 눈으로 기억되는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 이번 '모딜리아니, 몽파르나스의 전설' 전의 포인트는 미술관과 개인소장가 등 45곳 소장처에서 무려 70여 점의 작품을 모은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라는 점. 모딜리아니는 겨우 35세에 요절하며 400여 점 남짓의 작품만 남겼고, 그나마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어느 미술관·박물관이든 2점 넘게 소장한 곳이 없다. 개막식 날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축사를 통해 "개인소장품은 아마 살아생전에 다시 못 볼 수도 있으니 그림을 볼 적에 소장처를 꼭 확인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눈여겨볼 작품은 전시 최고가 작품인 '머리를 푼 채 누워 있는 여인의 누드'(1917). 모딜리아니 후기 작품세계의 성숙미와 관능미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한가람미술관 3층. 1588-2618.



◇풍만한 모나리자 그림으로 유명한 보테로=통통한 얼굴에 사시처럼 제멋대로인 눈동자와 가운데로 쏠린 코·입, 남녀 모두 가로 비율이 과장되고 중성적으로 그려진 얼굴과 체형… 콜롬비아 출신의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83)는 이처럼 과장된 인물과 표현으로 유명한 작가다. 6년 만에 열리는 이번 '페르난도 보테로' 전에는 칼·과일조차 '뚱뚱한' 정물화에서부터 벨라스케스·루벤스 등 거장의 명화 패러디, 라틴아메리카 지역 생활상에 대한 풍자화, 써커스와 투우에 대한 그림 등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 9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한가람미술관 1층. (02)580-1300.

◇'이탈리아 신표현주의 거장' 산드로 키아 첫 대규모 전시='키아-환상과 신화'전에서는 1970~1980년대 이탈리아의 트랜스아방가르드, 즉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산드로 키아(69)의 회화 107점을 선보인다. 키아는 아직 한국에 덜 알려졌지만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런던 테이트갤러리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이 작품을 소장·상설 전시하는 작가. 이번 전시는 1980년대부터 올해까지 그의 전 작품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주목할 작품은 2009년 발표된 '키스' 연작 9점. 고독과 거절, 정적을 극복하는 '치유', 키아가 창작을 통해 찾는 '삶의 조화'의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다. 전시는 한가람미술관 2층. 1666-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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