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모뉴엘 재무제표를 분석해봤더니 문제가 많았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충분히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중은행들이 7,000억원을 대출해주면서 이자 꼬박 꼬박 낸다고 그냥 대출을 유지 한겁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모뉴엘 대출 건과 관련, 시중은행들의 안일함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다. 최 원장은 5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삼원테크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지원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기업 대표와의 현장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10명의 사회적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최 원장은 한 사회적기업 대표가 “사회적기업은 제도상 수익의 70%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거둬들이는 이익보다 재무제표상 이익이 적게 표기돼 대출을 할 때 금리 불이익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자 “대표님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금융 상황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모뉴엘 사태는 결국 시중은행들이 7,000억원의 대출 사기를 당한 것이다. 이 역시 재무제표만 대강 보고 이자 꼬박꼬박 낸다고 그냥 있었던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원장은 “반면 좋은 취지의 사회적 기업들은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을 찾아가 읍소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저도 상당히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담보나 보증서 말고 정직이나 경영진 도덕성과 의지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관계형 금융을 어떻게 활성화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조만간 방안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다시 한 번 “보증서만 믿고, 이자만 내면 대출을 방치하는 이런 상황은 근절돼야 한다. 감독원장으로서 눈에 안 보이는 비가시적 가치 가려낼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 대표들께 약속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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