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지방공사 58개 중 노조가 결성된 35개 공기업의 단체협약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 지방 공기업들은 단체협약으로 과도한 복리후생과 고용세습 등을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경영권 침해의 경우 서울메트로는 자회사를 설립할 때 노조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자회사 설립 등은 회사 경영판단이 필요한 것이지만 노조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고 노조가 반대하면 무산될 수도 있어 경영혁신 노력 자체의 발목이 잡힐 수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 및 정원 감축시 감원대상도 조합과 협의 후 시행하도록 하는 불합리한 규정도 허다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정리해고 우선순위는 희망자 다음 순으로 조합탈퇴자를 적시하고 있어 노조활동이 싫어 탈퇴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탈퇴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장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견근로자 사용이나 비정규직 채용 때도 조합과 협의해야 하고 승진 최소 소요 연수가 지나면 자동 승진하도록 단체협약에 규정한 지방 공기업들도 수두룩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승진 등의 회사 인사권은 임직원의 실적 등을 토대로 회사가 결정하고 경영효율화를 위한 회사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노조가 인사에까지 과도하게 관여하다 보니 직원들이 회사보다 노조를 더 무서워하는 기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교통공사·대전도시철도공사 등은 분할·합병 때 고용을 승계하고 임금하락을 방지하는 규정을 단체협약에 명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은 경영성과가 나쁘면 동결되거나 삭감되는 게 당연한데도 노사가 규정에 임금하락 방지를 명시해놓은 것이어서 도가 지나쳤다는 비난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26개 공사는 노조 간부를 전보·징계할 경우 노조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단체협약에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복지도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노조창립일을 유급휴일(대구도시철도공사)로 정해놓은 곳도 있고 해외 선진 지하철의 운영과 견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연간 200명(서울메트로) 넘게 보내는 등 지방 공기업들은 직원복지에 과도한 비용을 쓰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는 게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