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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불구속 기소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이 회삿돈 1,88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동생인 최재원(48) SK수석부회장이 이미 구속된 데다 최 회장이 범행을 직접적으로 주도하지 않은 점,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5일 최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최 회장과 함께 SK홀딩스 전무 장모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으며, 최 수석부회장은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SK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ㆍ은닉하고, 증거은닉장면이 촬영된 CCTV 화면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SK켈레콤 직원 4명도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최 회장 형제가 SK 계열사 자금을 베넥스에 창업투자조합 출자금 명목으로 송금하게 한 뒤 그 자금을 개인적인 선물·옵션 투자금으로 사용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다른 SK 계열사 자금 992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SK 계열사 출자금으로 결성된 투자조합 자금 중 750억원을 저축은행에 예금 명목으로 담보로 제공한 뒤 이를 개인 용도로 대출받아 횡령한 것으로 보았다. 최 회장 형제는 SK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보너스 형식으로 자금을 지급한 뒤 되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13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 형제는 1998년부터 선물옵션 투자를 해오며 SK상장 계열사의 주식매도대금 및 담보 대출금, 금융권 대출금 등으로 투자금을 조달했으나 손실을 계속 봐왔다”며 “2008년에 이르러 총수일가의 신용대출한도 초과 및 채무과다 등으로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추가적인 옵션 투자를 위해 차명대출 및 창투사를 이용한 자금세탁 등으로 회사자금을 횡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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