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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대거 이탈에도 슈틸리케 "핑계는 없다"

축구대표팀 월드컵 예선 미얀마전 명단 발표

재활 기성용·군사훈련 구자철 빠져… 염기훈·강수일 등 K리거 새 실험

UAE평가전 후 16일 G조 1차전 미얀마 FIFA 징계로 태국서 열려

"아시안컵 경험 살려 필승" 다짐

/=연합뉴스


"핑계는 없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1일 대표팀 명단 발표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첫발을 떼며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을 떠올렸다. 당시 주전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에도 대표팀은 27년 만의 결승 진출을 이뤘다. 결승에서 비록 홈팀 호주에 패했지만 대표팀의 투혼은 오랫동안 회자했다. 현재 상황도 그때만큼 좋지 않다.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마인츠),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 주축들이 기초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러나 "핑곗거리는 찾지 않겠다. 아시안컵에서의 경험을 잘 떠올려 2연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8일 말레이시아로 출국, 11일 오후6시(이하 한국시각) 쿠알라룸푸르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을 치른 뒤 16일 오후9시 태국 방콕에서 미얀마와 월드컵 2차 예선 G조 1차전을 벌인다. 미얀마는 과거 관중 난입에 따른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홈 대신 제3국에서 경기하게 됐다. 대표팀은 내년 3월29일 쿠웨이트와의 홈경기까지 8경기를 치른다. 2차 예선 결과 8개 조 1위와 각 조 2위 가운데 상위 네 팀 등 12팀이 최종 예선에 나간다. 미얀마·라오스·레바논·쿠웨이트와 같은 조인 한국은 조 1위가 유력하지만 9월 레바논, 10월 쿠웨이트 등 껄끄러운 중동 원정이 기다리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염기훈, 강수일 'K리그의 힘'=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서울 세종로 축구회관에서 UAE·미얀마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염기훈(수원)과 강수일(제주)의 발탁이 가장 눈에 띈다. 이동국(전북)과 박주영(서울)의 이름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선발 기준을 밝히며 "첫째는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에 대한 보상, 둘째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그래서 "30대 필드 플레이어는 곽태휘(알힐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염기훈 3명뿐"이라고 했다. 이동국은 오는 2018년에 39세가 되며 최근 K리그로 돌아온 박주영은 아직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32세인 염기훈을 놓고도 고민했지만 "K리그 국내 선수 중 득점+도움 1위인 선수를 안 뽑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염기훈은 1년5개월 만의 대표팀 승선. 2010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쳐 한동안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올 시즌 K리그에서 MVP급 활약을 뽐내고 있다. 11경기에서 6골로 득점 2위, 6어시스트로 도움 1위다. 득점과 도움을 합한 공격 포인트도 1위. 염기훈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좌우 날개를 맡으면 왼쪽과 중앙에 모두 밝은 손흥민(레버쿠젠)의 활용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강수일은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 출신 공격수다. 아시안컵 때는 전지훈련 명단에 들었다가 최종 명단에서 빠졌으나 이번에 다시 뽑혀 A매치 데뷔에 재도전한다. 지난 시즌 포항으로 임대돼 6골로 축구에 눈을 뜨더니 제주로 돌아온 올 시즌 벌써 5골 1도움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강수일에 대해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측면 공격수와 중앙 스트라이커로 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아시아의 호날두' 손흥민 VS '중동의 네이마르' 압둘라흐만=UAE전은 보통의 친선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월드컵 예선에서 만날 중동팀들을 대비한 맞춤형 평가전이기 때문이다. 평가전이지만 내용만큼 결과도 중요하다. 슈틸리케호는 아시안컵 뒤 3월 국내 평가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대1로 비기고 한 수 아래 뉴질랜드에 1대0으로 신승했다. 반전의 제물이 필요한데 UAE전 승리라면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하다. UAE의 FIFA랭킹은 68위. 한국(57위)보다 낮고 역대 전적에서도 2승5무11패로 한국에 열세지만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안컵이 낳은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중동의 네이마르' 오마르 압둘라흐만(알아인)이 UAE의 에이스다. 안정된 트래핑과 현란한 발재간, 예리한 패스를 모두 갖췄다. 아시안컵에서는 대진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지만 이번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압둘라흐만의 에이스 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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