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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요금인상이 능사 아니다

손해보험업계가 다음달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1~3%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전체 평균 3.5%의 기본보험료를 올린 데 이어 6개월만에 ‘범위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상을 단행했다. 범위요율이란 지난 2001년 자동차 보험료가 자율화된 이후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없이 기본보험료의 5% 범위 내에서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보험사들의 재량권을 의미한다. 당국의 승인을 받아 올린 것으로 부족하다며 반년 만에 자율적으로 올렸으니 올릴 수 있는 수단은 총동원한 셈이다. 손보업계는 경영난은 손해율의 급격한 상승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손해율 77.8%는 전년도의 68.3%에 비해 9.5%포인트 높은 것이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보험가입을 기피하는 경우가 늘었고 저렴한 온라인 자동차 보험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어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 것도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더욱이 내년 4월 2단계 방카슈랑스 실시를 앞두고 은행권이 기존 오프라인 보험과 그 보다 15% 정도 저렴한 온라인 상품의 중간 수준에서 전용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져 손보업계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기침체에 따라 자동차보험 시장이 위축되었다고는 하나 몇 달이 멀다하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로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온라인 가입률이 늘었다고는 하나 전체 가입자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기존업체들도 온라인 사업을 겸업함에 따라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반면 온라인 사입의 경우 지나친 보험료 인하 경쟁이 손해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하는 점도 고려해 볼 소지는 있다. 특히 대형 손보사와 중소 손보사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중소 손보사의 경영난 완화를 위해 전체 손보사들이 동시에 범위요율을 올리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부 대형 손보사들이 범위요율을 내리려 시도했으나 금감원 등이 제지한 적도 있었다. 보험업계의 온라인 가입 증가는 선진국의 사례로 보아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이를 이유로 손보업계가 보험료를 인상한다면 스스로 묘혈을 파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경쟁에 역행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소비자를 만족시킬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최대한 경영효율을 높이고 당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을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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