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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셰이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총 443억달러 규모의 건설사업 수주 계약을 협의했다.
또 쿠웨이트 국영석유화학기업(PIC)이 SK에 8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기로 했으며 KGF(한-GCC 간 경제협력펀드)가 쿠웨이트 산업은행(IBK)과 합작으로 현지에 1억달러 규모의 필름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 같은 경협방안을 비롯해 보건의료, 교통, 유전개발 기술,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 금융조달 등 9개 분야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의미에 대해 "기존의 에너지·건설 분야 중심의 협력관계에서 보건의료·정보통신기술(ICT) 등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분야로 협력범위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며 "1970년대에 이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443억달러 SOC 수주계약 기대=양국 정상은 신규 정유공장 건설(140억달러), 쿠웨이트 메트로(220억달러), 걸프협력회의(GCC) 연결철도망(18억달러), 움알하이만 하수처리(15억달러), 신도시건설(50억 달러) 등 쿠웨이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해 한국기업의 수주 및 투자협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SK가스는 PIC와 투자협력 MOU를 맺고 보유 중인 SK어드밴스드의 주식 800억원가량을 PIC 측에 매각하기로 했다. PIC가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SK는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프로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고 PIC는 프로판 판매처 및 제3국 공동진출의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달 말 입찰마감 시한으로 정유공장 건설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140억달러 중 최소 78억달러의 수주가 기대된다. 삼성·현대·한화·대림·SK·GS 등 다수의 우리 대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ㆍ정유ㆍ플랜트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3조원 규모로 건설에 들어간 자베르 연륙교 사업에 신규 정유시설 프로젝트 등 대형 국책사업 참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국토해양부와 쿠웨이트 교통통신부 간 철도협력 MOU를 맺고 쿠웨이트 메트로, GCC 연결 철도망 등 쿠웨이트가 추진하는 283억달러 규모의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주도 기대된다.
신도시 건설사업에 대한 기반도 마련했다. LH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은 신도시 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고 쿠웨이트 신도시 건설사업에 LH의 전문가를 파견하고 정책자문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의료ㆍICT로 협력 분야 다변화=건설ㆍ플랜트 등 기존 경협사업에 이어 보건의료ㆍICT 등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협력 범위를 대폭 넓힌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포스트 오일시대를 대비한 쿠웨이트 정부의 경제정책과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양국 정상은 보건의료 협력 MOU를 체결해 환자송출, 의료진 연수, 병원건설 및 운영, 대체의학, e헬스, 유행병 대응조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쿠웨이트는 연간 3,000여명의 환자(5억달러)를 해외에 송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의 위탁운영권을 따내 개원식에 들어간 사례가 쿠웨이트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경제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도 쿠웨이트에 이식된다. 만성적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쿠웨이트에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자립마을 모델을 보급해 한국이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에너지 신산업이 본격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과 쿠웨이트 과학기술연구원은 에너지 자립마을 보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외교관ㆍ관용사증 면제협정 MOU도 맺어 최대 90일간 상대국 영역에 사증 없이 입출국·경유·체류가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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