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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미술시장 "중국인 컬렉터 모셔라"

中 경매시장 세계 1위 올라서<br>옥션아트뱅크, 내달 9일 제주서 1,000억원대 中 고예술품 경매<br>마이아트옥션도 곧 거래 계획<br>"中 수요 노리는 것도 좋지만 철저한 출품작 진위 확인 중요"

한나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된 '채회목용인차마 좌기세트'(시작가 2,000만~3,000만 위안)

한나라 건륭제 때 것으로 추정된 '자법랑채연지원앙문매병' (시작가 800만~1,200만 위안)

미국과 함께 G2로 등극한 중국이 미술품 거래시장에서는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프랑스 경매시장위원회(CW)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홍콩을 포함한 중국 경매시장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76억 유로(약 11조 7,420억원)로 34.3%의 점유율을 차지, 미국(27%)과 영국(15%)의 점유율을 앞질렀다. 메릴린치는 2010년판 세계부자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에 47만7,000명의 미술품 컬렉터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많게는 8,000만명 이상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미술애호가 '왕서방'을 잡아라=한국 화랑가는 최근 일부 갤러리가 대기업 비자금 사건, 그림 로비 등에 연루되면서 침체에 빠져있는데 비해 중국 미술시장은 전성기다. 이에 따라 미술계 일각에서는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컬렉터를 사로잡아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옥션아트뱅크(대표 김희일)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칠기, 송원명청(宋元明淸) 도자, 서각(나무판 등에 글, 그림 등을 새긴 작품) 등 102점을 모은 '제 1회 중국 고예술품 경매'를 오는 7월 9일 제주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개최한다. 국내에서 중국 고미술품만 모은 전문 경매는 전례 없는 일이다.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왕래할 수 있는 제주를 경매장소로 택한 것은 중국 컬렉터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다. 경매 시작가가 36억원인 칠기와 20억원부터 시작하는 도자기 등 출품작의 추정가 총액만 1,000억원대에 이른다. 경매에 앞서 7월8일에는 중국 도자사를 주제로 한 '중국 송원명청(宋元明淸) 도자포럼'이 같은 곳에서 열린다. 중국 도자 전문가인 김희일 대표는 "중국 개방 초기에 상당량의 유물이 해외로 유출돼 국내 반입까지 이뤄졌으나 인식부족, 불분명한 출처 등의 이유로 거래가 드물었다"면서 "감정시스템을 갖춘 투명한 경매를 통해 중국 문물을 재조명하고 중국 소장가를 대상으로 문화 수출까지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은 아직까지 중국 고미술품을 거래한 적이 없지만 최근 중국 슈퍼리치들의 미술애호가 두드러지자 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고미술품 전문의 신생 경매회사인 마이아트옥션의 공문영 이사는 "조만간 중국 고미술품을 거래할 예정"이라며 "중국 작품이 한국에서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평가하고 중국 쪽 경매회사와 협업ㆍ연계해 국내에서 사장된 작품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위 확인 등 장애요소 없애야=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는 "10여 년 전쯤 중국 본토와 싱가포르ㆍ대만 등지의 발빠른 컬렉터들이 한국에서 거래도 안되고 저평가된 자국 고미술품을 사들인 이후 최근 다시 관심이 일고 있다"며 "한국에서 중화권 컬렉터를 유인하는 것은 좋은 시도지만 진위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출처가 불분명한 유물의 경우 도굴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경우 거래가 성사됐더라도 문화재 해외반출을 경계하는 중국 정부에 압수당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제주에서 열릴 제1회 중국고예술품 특별경매에서는 출품작의 진위ㆍ가격 감정을 위해 손학해 중국역사박물관 고문, 웅전신 중국호남성박물관 관장 등 중국의 권위 있는 전문가 7명이 참여한다. 한편 KBS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이기도 한 김영복 옥션단 대표는 "중국이나 일본은 진품 뿐 아니라 모사작품의 가치도 인정하는데 비해 한국은 진가(眞假)여부에 유독 예민하다"며 "중국 수요를 노리는 것도 좋지만 국내 국공립박물관의 중국실 소장용으로 확보해 문물교류사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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