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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홍콩 떠나 망명길… 어디로 가나?

일단 러시아 도착…에콰도르 “정치적 망명 신청”<br>미국 “어느 나라로 가든 송환 협조 구할 것”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존재 사실을 폭로하고 나서 홍콩에 머물던 에드워드 스노든(29)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제3국으로 떠났다.

그는 일단 러시아 모스크바로 갔으며 망명지를 두고 설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에콰도르가 최종 종착지로 유력하다.

그의 최종 망명지에 대한 예측은 심하게 엇갈렸으나 에콰도르가 빠르게 부상하는 양상이다.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스노든이 에콰도르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파티노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전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파트리시오 알베르토 차베스 자벨라 대사가 이날 스노든과 위키리크스 대표인 새라 해리슨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에콰도르 유력 일간지 ‘오이’(Hoy)는 “에콰도르 대사가 모스크바에서 스노든과 면담 중이며 대사관 주치의가 스노든을 검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공항 내에는 에콰도르 대사관 번호판을 단 차량이 여러 대 눈에 띄었다.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노든이 모스크바를 거쳐 아이슬란드나 에콰도르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익명의 항공사 직원의 말을 인용해 스노든이 24일 모스크바를 떠나 쿠바를 경유해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로 가는 항공편을 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스노든이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한 사실을 근거로 러시아에 망명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던 홍콩을 벗어나 제3의 망명지로 향하면서 송환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미국은 지난주 스노든을 간첩죄 혐의로 기소하고 홍콩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으나 홍콩 정부가 스노든의 출국을 허용하고 러시아도 그를 체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신병 확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홍콩 정부는 스노든이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아에로플로트항공 SU213편을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갔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스노든의 출국 보도가 나온 직후 성명을 내고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자발적으로 제3국으로 떠났으며 미국 정부에 이를 알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정부가 스노든에 대한 임시 체포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이에 필요한 충분한 서류가 없어서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비리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트위터를 통해 “스노든의 ‘민주국가’ 망명과 여행 서류, 안전한 출국 등을 지원했다. 법률 자문과 외교관들이 그를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스노든은 이날 오후 러시아에 도착했다.

모스크바 셰례메티예보 공항 관계자는 스노든이 탄 아에로플로트 SU213편이 이날 오후 5시5분께 착륙했다고 전했다.

여객기가 내린 공항 F터미널 청사에는 러시아와 외국 언론사 기자 수십 명이 몰려들었으나 스노든은 여객 터미널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스노든이 외국 공관 차량을 이용해 공항을 벗어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항 관계자는 공항 내 환승 구역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는 등 말이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 사법 당국은 스노든을 체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그의 체포와 관련한 어떤 명령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던 홍콩을 벗어나 제3의 망명지로 향하면서 송환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그가 경유하는 국가의 사법 당국에 (송환이나 신병 확보를 위해) 필요한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검찰은 지난 14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 스노든을 간첩죄와 절도 및 정부 자산 무단 변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도 “추적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경로를 반드시 뒤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은 홍콩과 러시아에 스노든의 미국 여권이 22일자로 무효가 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미국 ABC 방송이 보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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