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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동쪽으로 250km 떨어진 푸에르토 라크루즈에서는 한국 해외건설사에 큰 의미로 남을 공사 계약식이 진행됐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중국의 위슨 엔지니어링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에서 발주한 약 48억4,000만달러(한화 약 4조9,000억원) 규모의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개선 공사의 계약 서명식을 가진 것이다. 이 공사는 국내 업체가 중남미에서 수주한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한국과 중국의 건설업체가 상호 협력을 통해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해외 공사 수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지난 2012년 베네수엘라에 처음 진출한 이후 세 번째로 계약한 공사로 그간 현지에서 보여준 뛰어난 시공능력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계약을 따내 중남미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위상을 보다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한 그간 진출이 적었던 정유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게 됨으로써 향후 다른 지역에서 발주되는 정유공장 공사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했다.
현대건설은 중남미시장 확대를 위해 2010년 말 콜롬비아에 보고타 지사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남미 진출을 준비했다. 중남미 지역은 아직 국내외 경쟁사들의 진입이 본격화되지 않은 곳이다. 현대건설은 이 지역 요충지에 지사를 설립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고 양질의 공사 기회 확보를 노렸으며 이 같은 노력의 성과는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2년 3월 콜롬비아 메데진시 공공사업청(EPM)에서 발주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베요 하수처리장 공사를 현대엔지니어링 및 스페인 악시오나 아구아와 공동으로 수주해 중남미 건설시장에 10년 만에 재진입했다. 이전까지 현대건설이 중남미 지역에서 수행한 공사는 2003년 8월에 완공한 브라질의 포르토 벨호 복합화력발전소가 마지막이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우루과이 전력청에서 발주한 총 6억3,000만달러 규모의 뿐다 델 띠그레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 수주로 우루과이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으며 현대건설의 공사금액은 전체 공사비의 80%인 5억달러다. 이 공사는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서쪽 40km에 위치한 뿐따 델 띠그레 지역에 530MW급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현지에서 발주된 우루과이 최대 발전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칠레에서도 수주 낭보를 전했다. 칠레 공공사업부에서 발주한 6억4,800만달러 규모의 차카오 교량공사를 브라질 건설업체 OAS와 공동으로 수주하며 칠레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총연장 2.75km의 칠레 차카오 대교는 수도 산티아고 남쪽 1,000km에 위치한 로스 라고스 지역의 차카오 해협을 횡단하는 교량으로 남미 최초의 대규모 4차선 현수교 형식 교량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교량공사, 터키 보스포러스 교량공사 등 국내외에서 수행해 온 초장대교량 공사의 우수한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의 공사 수주액은 전체 공사비의 51%인 3억3,000만달러다. 이 공사 수주로 현대건설은 처음으로 중남미 토목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 밖에 베네수엘라 페트콕 발전소 기본설계, 콜롬비아 개도국 환경개선 마스터플랜 수립사업 등 현대건설은 남미 지역 5개 국가에서 총 11건, 83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수행해 오고 있다.
특히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후에만 총 10건, 81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중남미 지역 네트워크는 물론 현지 인지도를 적극 활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동지역 중심 수주에서 벗어나 신시장 진출에 힘쓴 결과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고 해외 발주처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건설 영토를 중남미 지역으로 확장하는데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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