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밀켄 글로벌 컨퍼런스에서는 아프리카, 중동,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인도, 미얀마 등 지역 관련 세션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의 여파로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투자처도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인 딜로이트는 '지금이 동남아 투자를 늘려야 하는 8가지 이유' 보고서를 내놓았다.
찰리 마 딜로이트 동남아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컨퍼런스에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아세안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인도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위치, 저임금 매력, 서방 기업의 관심 증가, 낮은 공공부채 등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며 "지금 아세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우선 아세안이 중국 성장모델 전환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진핑 정부가 산업 고도화, 근로자 임금 인상 등에 나서면서 서구는 물론 중국 기업조차 임금이 싼 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 역시 중일 갈등 고조나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대중 투자를 줄이는 대신 태국·미얀마 등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체결되면 미국·호주·캐나다 등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아세안 지역은 소비여력도 크다는 게 마 CEO의 진단이다. 단일통화는 사용하지 않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처럼 단일경제권으로 묶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어 인구 6억명의 시장이 조만간 탄생하게 된다. 또 역내 공공부채도 낮아 금융위기 가능성도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마 CEO는 "성장률, 중산층 양산 속도 등을 감안할 때 필리핀·인도네시아·미얀마 등 3개국이 가장 유망해 보인다"며 "반면 베트남은 공산당 계획경제의 리스크가 중국보다 더 커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벌리힐스=최형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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