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주식으로 돈 벌어서 집 사고 차도 바꿨다는데 도대체 내 주식은 왜 안 오르는 거야" "누가 벌었다고 그러는지 얼굴 한 번 봤으면 좋겠다. 다들 나는 아니라는데…" 며칠 전 가족과 함께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식당에 갔을 때 옆 좌석 손님들이 나눴던 대화의 한 토막이다. 증시가 2,200을 돌파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정작 개인들은 철저히 외면을 받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외국인과 기관이 자동차ㆍ화학 등 일부 주식만 편식 한다는 데서 찾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국내 증시의 절대 강자인 두 주체가 사는데 오르지 않을 리 없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 때문일까. 얼마 전 한 인터넷카페를 찾았다가 한 투자자의 푸념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요즘(증시에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믿을 주식 하나 없다. 여기서 투자하는 것은 돈을 버리는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생각해 보니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요즘 개인들은 투자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 투자하고 싶은 종목은 너무 올랐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를 못 낸다. 1,000만원을 투자해도 삼성전자 주식 10주만 사면 끝이고 금호석유화학이나 기아차는 올해 들어서만 2배 이상 올랐다. '내 주식'이 될 수 없는 이유다. 그나마 투자할 만한 주식들은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 모 금융사는 불과 얼마 전 소액주주는 외면한 채 경영권 다툼으로 생채기를 냈고 한때 추천종목으로 꼽혔던 중국계 상장사는 현재 퇴출 위기에 처했다. 이뿐인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겼던 새내기 주 역시 '뻥튀기 공모가'논란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횡령과 배임 등으로 퇴출이 거론되는 코스닥기업들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개인들이 투자할 만한 주식들이 신뢰를 잃으면서 시장에서 외면 받고 이것이 다시 '내 주식'을 압박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이 앞으로 더 상승하려면 개인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업과 금융당국이 조건을 만들어 주지 않는 한 이 모든 것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내가 믿고 투자한 주식을 다른 투자자도 믿고 투자해 주가가 오를 수 있어야 한다. '내 주식'이 안 오르면 투자는 절대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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