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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에 선 중국식 자본주의] '차이나 쇼크'에 중 리더십 의문…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도 급변

위안화 평가절하로 글로벌 디플레이션 공포 커져

브라질·터키 등 일부 신흥국 정정불안까지 증폭

중남미 "중국 함정 탈출하자" 美에 손내밀기도


'차이나 쇼크'로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세계 정치·경제 질서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과거 지구촌의 성장엔진이던 중국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글로벌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는 한편 원자재 가격 폭락에 러시아·호주 등 원자재 수출국의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 브라질·베네수엘라·터키 등 일부 신흥국은 경제위기에 정정불안까지 증폭되는 모양새다. 중남미 국가들은 이른바 '중국 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는 등 글로벌 외교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발 충격, 주기적 급습 우려"=최근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근본적으로 중국 실물경제 둔화 우려 때문이다. 지난 25일 중국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동시 인하에도 중국 주가폭락 사태는 일시 진정되겠지만 경기하방 압력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발 악재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리우리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성장률이 둔화되는 마당에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며 "금리인하와 같은 통상적인 통화정책으로는 실물경제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이 내수가 둔화된 가운데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저물가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면서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중국 성장둔화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3개월 만에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발 충격파에 유럽·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추락하는 가운데 위안화 평가절하로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출에 타격을 주고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일본 엔화와 유로화의 명목 실효 환율은 각각 지난해 10월과 12월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실제 중국 경제 의존도가 큰 유럽의 경우 25일(현지시간) "앞으로 몇 개월간 중국발 쇼크에 따른 혼란 우려(한스외르크 셸링 오스트리아 재무장관)" "유로화 가치상승에 유럽이 불리한 처지로 몰릴 것(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신흥국 정정불안 가속화=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은 통화가치가 추락하는 등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부도 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경우 대다수 신흥국이 2~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부 신흥국은 중국 쇼크의 후폭풍에 리더십 위기까지 가중되고 있다.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위기는 부패 스캔들이 촉발했지만 실업률 증가 등 경제난이 근본 이유로 꼽힌다. 호세프 대통령의 노동자당(PT) 정권이 무너질 경우 남미 지역의 '좌파 블록'도 대형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터키·베네수엘라·멕시코도 정정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중국 차관 지원을 거절당한 앙골라는 디폴트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도전해온 중국의 영향력도 흔들리고 있다.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은 대중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다가는 장기 저성장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미국과 외교관계 개선 등 서방 선진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 쇼크는 미 대선판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등 공화당 후보들은 뉴욕 증시 급락을 계기로 '경제위기론'을 내세우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탓에 수세적인 처지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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